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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매체, 美 수중드론 반환에 "미국 반성해야"

이상엽 기자

입력 : 2016.12.21 10:50|수정 : 2016.12.21 10:50


중국이 미국 해군의 무인 수중 드론을 돌려준 뒤에도 양국간에 책임론이 불거지자 중국 매체들이 미국의 반성을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그동안 미국이 중국의 핵심 이익인 남중국해에서 정찰 활동을 해온 만큼 이번 사건은 긴장 조성을 유발한 미국의 책임이라는 주장입니다.

그러면서도 미·중간의 안정된 관계를 거듭 강조해 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 행정부와 대립을 원치 않는다는 의지도 내비쳤습니다.

관영 환구시보는 오늘 '수중 드론 사건 해결, 미·중 누가 반성해야 하나'라는 제하의 사평에서 미국에 책임이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이 매체는 "이 사건이 며칠 만에 해결됐다는 것은 남중국해를 둘러싼 이견에도 협력적인 태도로 분쟁을 풀려는 양국의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면서 "이번 사건은 공해상에서 일어나기는 했지만 미국보다 중국에 훨씬 가까운 곳에서 일어났다"고 지적했습니다.

환구시보는 "미국의 정보 수집이 국제법에 맞는지와 관계없이 이는 중국의 이익을 실제로 침해해 미국의 스파이 행위를 놔둘 수 없다"면서 "미군이 중국에 대해 근접 정찰하는 정책을 조정하지 않는다면 양국 간의 충돌은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비난했습니다.

그러나 이 매체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은 미·중 협력이 필요하다"면서 "미·중 양국 정부는 책임감을 느끼고 평화와 안정의 수호자가 되어야 한다"고도 밝혔습니다.

관영 인민망은 중국이 이번 수중 드론 사건을 평화롭게 해결한 것은 칭찬받을 만하다고 논평했습니다.

이 매체는 "해양 데이터는 과학 연구에 유용하지만 전략적으로 중요한 남중국해 같은 곳에는 잠수함과 수중전을 지원하는 데 쓰일 수 있다"면서 냉전 시대 북한에 나포됐던 미국의 푸에블로함 사건을 거론하며 "이번 수중 드론을 운용한 미 해군함정 보우디치함은 동북아 해역을 지나간 첫 번째 함정은 아니다"고 말했습니다.

인민망은 "중국으로선 보우디치함이 대중국 스파이 작전을 했거나 대중국 전쟁을 위한 자료를 수집하지 않았다고 확신할 수 없다"면서 "이런 긴장에도 중국은 우호적인 협상을 거쳐 수중 드론을 미군에 반환해 선의를 보여줘 중국의 이런 평화적인 처리는 칭찬받아 마땅하다"고 자화자찬했습니다.

이처럼 미군 수중 드론 사건이 원만하게 처리됐으나 이번 사건이 트럼프 차기 행정부에서 벌어질 중국과의 마찰을 암시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의 윌리엄 충 선임연구원은 "새 미국 대통령이 선출됐을 때 중국이 압력을 행사하는 것은 유례가 없는 것은 아니다"면서 "그러나 트럼프 당선인이 백악관에 들어가기도 전에 중국이 공세를 취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전례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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