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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모델' 한미확장억제협의체 출범…트럼프 의지 관건

입력 : 2016.12.21 16:10|수정 : 2016.12.21 16:10

'나토모델' 한미확장억제협의체 출범…트럼프 의지 관건
외교차관 "오바마-트럼프 행정부 잇는 한미안보의 교량"


한·미가 20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고위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이하 협의체) 첫 회의를 개최한 것은 미국 차기 행정부 하에서도 견고한 한미동맹의 대북 억지력이 유지되도록 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확장억제는 동맹국이 적대국의 핵 공격 위협을 받을 경우 미국이 핵우산, 미사일방어체계, 재래식 무기를 동원해 미 본토와 같은 수준의 억제력을 제공한다는 개념이다.

지난 9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 등으로 미국이 확장억제 제공을 누차 확약해지만 확장억제 운용 과정에서 양국 외교·국방 당국의 고위급 인사가 긴밀히 협의함으로써 북한 핵위협 고조에 대응한 확장억제 공약의 실효성을 담보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그런 점을 감안, 한미는 지난 10월 열린 외교·국방장관 연석회의(2+2)에서 EDSCG 신설에 합의했다.

그런데 '트럼프 변수'가 생겼다.

EDSCG 출범에 합의했을 때만 해도 미국 대선의 풍향계는 여당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쪽을 가리키는 듯 했지만 결국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승리한 것이다.

미국 국무·국방부 당국자들 입장에서는 민주당 행정부가 계속될 것이라는 기대 속에 EDSCG에 합의한 터라 대선후 EDSCG 출범에 대한 의지와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반면 우리 정부 입장에서는 오바마 시절 합의한 EDSCG를 오바마 퇴임 전에 발족시키지 못하면 트럼프 행정부에 의해 '유야무야'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연내 발족에 애를 썼다.

한국 외교차관의 카운터파트로 미국 국무부 군비통제 차관이 아닌 차관 대행이 참석한 가운데, 미국 관가가 '크리스마스 모드'에 들어간 12월 20일에 회의를 개최한 것은 국내외적 불확실성 속에 오바마 임기 안에 EDSCG를 발족시키는 것 자체를 우리 정부가 중시했음을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임성남 차관은 EDSCG 첫 회의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미측이 한반도와 관련한 항구적이고 지속적인 안보공약을 재확인하고, 유사시 즉각적인 대 한국 지원이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며 "이러한 것들이 북한에 대해 분명한 메시지로 받아들여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막 걸음마를 뗀 협의체를 트럼프 행정부가 제대로 살려 나갈지는 앞으로 지켜봐야 할 일이라는게 외교가의 평가다.

'하나의 중국' 원칙까지 협상 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고 밝힌 트럼프이기에 한미동맹과 관련한 기존 체제를 절대적인 '상수'로 여기지 않을 수 있다는 일말의 우려가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트럼프는 대선 과정에서 한국에 주한미군 주둔 비용을 더 부담시키겠다는 공약을 제기한 바 있다.

임성남 차관은 "이번 회의가 처음이기 때문에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에도 이를 토대로 해서 확장억제 협의가 계속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번 협의가 오바마와 트럼프 행정부를 잇는 한미 안보의 교량 역활을 했다"고 평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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