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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철없는 딸기'…겨울딸기가 제철보다 맛있다?

김도균 기자

입력 : 2016.12.21 16:00|수정 : 2016.12.28 11:31


겨울딸기가 쏟아져나오고 있습니다. 각종 홍보행사에 '딸기 축제'까지 열리고 있습니다.

이렇게 제철 맞은 듯 딸기가 나오고 있지만, 원래 겨울이 딸기의 '제철'은 아닙니다. 전래 동화들을 살펴봐도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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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습니다. 딸기는 원래 겨울에 나는 과일이 아닙니다.

대부분 겨울부터 봄까지 딸기 철이라고 생각하는데, 사실 자연의 섭리에 따른 제철은 초여름, 이르면 4월부터 7월까지라고 합니다.

현재 우리가 흔히 알고 먹는 딸기는 20세기 초 일본을 통해 들어온 것입니다. 그 시절엔 딸기를 지붕 등으로 덮지 않은, 노지(露地)에서 재배하고 5월에 수확했습니다.

그럼 어쩌다가 이렇게 딸기가 겨울철 과일이 된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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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 비닐하우스 재배 농가가 급증했습니다. 이런 추세에서 딸기도 비닐하우스에서 인위적으로 재배하기 시작했습니다.

저온성 작물인 딸기는 더운 날씨엔 과육이 쉽게 상하고 무릅니다. 하지만 하우스로 재배하게 되면 온도와 습도, 일조량이 일정하게 조절돼 맛도 좋아지고 보기에도 좋게 자란다고 합니다. 과육도 단단해져 유통에도 유리합니다.

자연스럽게 상품 가치가 올라가게 되니, 이른바 '하우스 딸기'가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었던 거죠. 또 딸기 출하 시기가 초겨울로 성큼 당겨지면서 농가들은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었던 겁니다.

겨울에는 하우스 딸기를, 여름에는 고랭지에서 재배된 딸기가 나오면서 딸기는 말 그대로 '철 없이' 나오게 됐죠.

요즘엔 지구 온난화가 영향을 미치면서 기존에 평야지에서 재배되던 하우스 딸기들도 점점 고랭지로 이동하는 추세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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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품종 개발과 농가 보급 확대도 딸기를 겨울 과일로 변신시켰습니다.

10년 전만 해도 아키히메(장희), 레드펄(육보) 등 일본 딸기 품종을 수입해 쓰면서 일본에 연간 로열티만 30억 원을 냈다고 합니다.

그러나 우수 국산품종 개발로 상황은 달라졌습니다.

2005년 논산 딸기시험장에서 겨울철 하우스 재배용으로 개발된 '설향'은 현재 우리나라 딸기 시장 점유율 75%를 넘었습니다. 우리나라 전체 딸기 농가의 90%는 국산 딸기 품종을 재배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김대영 / 농촌진흥청 원예특작과학원 농업연구사]
"최근 국내에서 개발된 품종들은 일본이나 외국 품종들보다 과실이 크고 수량성이 높을 뿐 아니라 흰가루병 등 병해충에 강한 특성을 보입니다."

이렇게 로열티 부담이 줄어드니 자연스럽게 겨울철 딸기 생산량도 늘어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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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진흥청 분석 결과, 겨울철 딸기의 맛과 영양이 모두 초여름 딸기보다 풍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초여름 딸기는 봄을 맞으면서 온도가 높아져 딸기의 당도는 떨어지고, 신맛을 내는 유기산 함량이 늘어납니다. (Brix 브릭스: 당도를 측정하는 단위, 복숭아 평균 12Brix)

그런데 겨울철 딸기는 낮은 온도에서 오랜 기간 숙성되면서 그만큼 축적되는 당분 함량이 많아지므로 당도도 높고 상대적으로 신맛도 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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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에 먹는 딸기에서 한겨울 딸기, 그리고 30도 더위도 버티는 한여름 딸기도 속속 개발되고 있습니다.

2005년 겨울딸기 '설향'에 이어 2008년 농촌진흥청은 여름딸기 품종 '고하', '열하', '장하', '무하'등 10여 종을 개발했습니다. 내년부터는 국산 여름딸기 생산량도 늘어나 일반 시장에도 유통될 예정입니다.

이렇게 딸기는 사계절 내내 맛볼 수 있는 과일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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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딸기들은 이렇게 많이 나오는데 과연 어떻게 먹는 게 좋은 걸까요?

먼저 꼭지를 제거하기 전, 베이킹소다를 넣은 물에 30초 동안 담근 후 흐르는 물에 헹구는 방식으로 씻습니다.

또 설탕은 딸기의 비타민B를 파괴 할 수 있어서 설탕에 찍어 먹는 건 좋지 않다고 합니다.

대신 딸기는 자연산 꿀에 찍어 먹는 게 좋다고 합니다. 자연산 꿀은 우리 몸에서 바로 흡수될 수 있는 과당의 형태로 딸기의 비타민과 무기질을 깨뜨리지 않기 때문이라네요.

크림에 찍어 우유와 함께 먹는 것도 추천하는 방식입니다. 딸기의 풍부한 구연산과 비타민C가 우유나 크림의 칼슘과 철분의 흡수를 돕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기획·구성: 김도균, 송희 / 디자인: 임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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