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두테르테 효과'…전체 범죄 줄었는데 살인은 51% 급증

필리핀에서 두테르테 정부 출범 이후 전반적으로 범죄가 줄었지만 살인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필리핀 경찰청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 취임 직후인 7월부터 5개월간 발생한 범죄는 24만4천637건으로 작년 동기보다 12.4% 감소했습니다.

이중 살인과 강간, 강·절도 등 중대 범죄는 5만5천391건으로 31.7% 급감했습니다.

마틴 안다나르 대통령궁 공보실장은 현지 언론에 "필리핀은 지금 강·절도, 상해, 강간으로부터 더욱 안전해졌다"며 "국민이 경찰과 계속 협력해 범죄를 줄이자"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범죄가 줄어든 가운데 살인 사건은 5천970건으로 51.1%나 늘었습니다.

이는 두테르테 대통령이 '마약과의 유혈전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묻지마식' 마약용의자 사살이 급증한 것과 관련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ABS-CBN 방송은 두테르테 대통령의 마약 유혈소탕전으로 7월 1일부터 12월 6일까지 총 5천882명이 죽었다고 전했습니다.

이 중 2천41명의 마약용의자는 단속에 나선 경찰의 총에 맞아 죽었고 나머지 3천841명은 정체를 알 수 없는 자경단 같은 괴한에 의해 살해됐습니다.

필리핀 국민은 두테르테 대통령의 마약 소탕 정책을 지지하면서도 자신이나 가족이 초법적 처형의 희생자가 될 수 있다고 불안해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