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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검찰 "트럭공격 테러 가능성"…추가 범행 우려

한승희 기자

입력 : 2016.12.21 00:43|수정 : 2016.12.21 00:43


독일 베를린 트럭 테러 용의자로 지목됐던 파키스탄 출신 이민자가 진범이 아닐 가능성이 제기돼 독일 경찰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20일 독일 검찰과 경찰은 전날 체포된 용의자가 범인인지 불확실하다며 진범이 활동하면서 또 다른 공격을 할 수 있으니 각별히 주의하라고 밝혔습니다.

현지시간으로 19일 저녁 8시 14분께 베를린 서부 번화가인 브라이트샤이트 광장에서는 19t 스카니아 트럭이 시속 65㎞ 속도로 도로를 달리다 그대로 보도로 올라와 크리스마스 마켓을 둘러보던 사람들을 덮쳤습니다.

트럭은 시장을 가로질러 50∼80m를 계속 달렸고 3m짜리 크리스마스트리와 와인과 성탄절 용품을 파는 가판을 부순 뒤 멈춰 섰습니다.

20일 오후까지 사망자는 12명, 부상자는 48명으로 집계됐습니다.

독일 검찰은 부상자 중 30여 명은 중상을 입었고 사망자 12명 중 6명이 일단 독일인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검찰은 "단독 범행인지 다른 공범이 있는지 아직 확인하지 못했지만 배후에 테러조직이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배후 조직이 이슬람과 관련이 있는지는 확인할 수 없고 조만간 또 다른 공격 가능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독일 수사당국은 사건 발생 당시 증거로 쓸만한 현장 비디오 자료를 아직 확보하지 못했다고 말해 수사가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내비쳤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어제 붙잡힌 용의자가 진범인지 아닌지는 오늘 오후에나 확인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현장에서 1.5km 정도 떨어진 전승기념탑 근처에서 붙잡힌 이 용의자는 파키스탄 출신 이민자인 23세 청년으로 약 1년 전 독일에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지만, 범행을 완강하게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트럭 보조석에서 총에 맞아 숨진 채 발견된 폴란드인은 트럭 운전사로 추정돼 범인이 그를 살해하고 트럭을 빼앗았을 가능성이 큽니다.

자신을 차주로 밝힌 폴란드 남성 아리엘 주라브스키는 현지 방송에 이 트럭의 원래 운전자는 자신의 친척이라면서 "그가 그럴 리가 없다. 무슨 일이 일어났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베아타 시드워 폴란드 총리는 "악랄한 이번 범죄의 첫 희생자가 폴란드 시민이라는 안타까운 소식을 접했다"며 "유럽은 시민을 보호하기 위해 단결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메르켈 총리는 20일 오후 안보 관련 긴급회의를 소집해 추가 공격 위험성에 대한 대비 방안 등을 논의했습니다.

메르켈 총리는 "이번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난민으로 인정받아 독일에서 보호받기를 원했던 사람이라면 우리에게는 매우 견디기 어려운 일이 될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참사가 난민이 벌인 테러로 확인되면 메르켈 정부의 난민정책을 둘러싼 논란이 큰 독일 사회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됩니다.

'난민의 엄마'로 불리는 메르켈 총리는 유럽의 난민 개방 정책을 주도하면서 극우, 보수 진영과 대립했습니다.

독일 심장부에서 벌어진 이번 사건이 난민의 범행으로 확인되면 메르켈 정부는 내년 총선에서도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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