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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대사 저격범은 터키 경찰…"'알레포 잊지 말라' 외쳐"

입력 : 2016.12.20 22:48|수정 : 2016.12.20 22:48


터키 주재 러시아대사 저격살해범은 터키 경찰관으로 총격 현장에서 '알레포를 잊지 말라'고 외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전직 터키 경찰관인 저격범 메블뤼트 메르트 알튼타시는 근무 중인 경찰로 위장하고 앙카라의 현대미술관에서 열린 사진전시회에 잠입한 뒤, 축사를 하던 안드레이 카를로프 러시아 대사의 뒤로 접근해 대사를 향해 총을 여러 발 쐈습니다.

러시아 언론이 공개한 현장 동영상을 보면 저격범은 쓰러진 러시아대사 옆에 서서 "신은 위대하다"고 외친 뒤 참석자들을 향해 몇 분 동안 연설을 했습니다.

목격자들은 알튼타시가 "알레포를 잊지 말라, 시리아를 잊지 말라. 우리는 지하드를 추구하는 선지자 무함마드를 지지하는 이들의 후예다"고 소리를 질렀다고 증언했습니다.

또 "누구든 이 압제에 관여한 사람은 책임을 지게 될 것이다", "너희는 안전하지 않을 것이다", "돌아가라" 등을 외쳤습니다.

증언이 사실이라면 알튼타시는 알레포에서 수니파 반군세력을 몰아내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 러시아 군사작전에 항의하거나 보복한다는 의도로 러시아 대사를 공격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러시아는 시리아 내전에 개입해 시아파 세력과 함께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을 지원했고, 지난 13일 러시아는 알레포 전투의 승리를 선언했습니다.

반면 터키는 시리아 반군을 지원했습니다.

이번 사건이 알튼타시의 단독 범행인지 배후 세력이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범인은 현장에서 수니파 극단주의 조직원의 행태를 보였지만, 터키 당국은 올해 7월 발생한 쿠데타 배후와 연관성에 좀 더 주목하는 분위기입니다.

터키 매체 보도에 따르면 알튼타시는 쿠데타 배후에 연계됐다는 의심을 받고 수사 선상에 올라 10월에 정직당했지만 한 달 만에 혐의를 벗고 복직했습니다.

터키 당국이 공개한 알튼타시의 휴가 신청 문서를 보면 그는 쿠데타 당일과 이튿날 휴가를 내고 자리를 비운 것으로 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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