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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서 보드카 대신 로션 마신 주민 30여 명 한꺼번에 사망

곽상은 기자

입력 : 2016.12.19 23:51|수정 : 2016.12.19 23:51


러시아 시베리아 도시 이르쿠츠크에서 메틸 알코올이 함유된 피부 보습용 로션을 보드카 대신 마신 현지 주민 30여 명이 숨졌습니다.

러시아 연방수사위원회 이르쿠츠크 지부는 "현재까지 숨진 주민이 33명"이라며 "일부는 병원에서, 일부는 집에서 사망했다"고 밝힌 것으로 타스 통신 등이 보도했습니다.

10여 명이 중태라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피해자들은 사상자를 포함해 모두 54명으로 35~50세 사이의 빈곤 계층에 속한 주민들로 파악됐습니다.

당국의 확인 결과 이들은 현지 상점들에서 피부 보습용이나 사우나용으로 판매되는 로션 제품을 마신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해당 제품에는 메틸 알코올과 냉동 방지제 성분 등이 함유됐고, 제품 안내문에는 마시지 말라는 경고 문구가 있었지만 피해자들은 이를 무시했습니다.

현지 주민들은 그동안 값이 싼 알코올 함유 화장품이나 향수 제품 등을 물에 타 보드카 대용으로 마셔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수사당국은 해당 제품을 판매한 상점 2곳을 압수수색하고, 제품을 유통한 거래상 7명을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는 알코올 함유 액체들의 판매 상황을 일제히 점검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이르쿠츠크 시 정부는 사건과 관련해 관내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모든 비(非)음료용 알코올 함유 제품의 판매를 잠정 중단했습니다.

러시아에선 가난한 사람들이 값싼 공업용 알코올이나 가짜 보드카 등을 마시고 실명하거나 사망하는 사건들이 종종 발생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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