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100만 원도 안쓰는 가구비율 7년 만에 최대…소비위축 '심각'

100만원이 채 안 되는 돈으로 온 가족이 한 달을 사는 가구가 늘고 있습니다.

오늘(19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전체 가구 중 월평균 지출이 2인 이상 가구 실질지출을 기준으로 100만원 미만 가구 비율은 13.01%였습니다.

이는 2009년 3분기 14.04%를 기록한 이후 가장 높은 것입니다.

2003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10∼12% 사이를 오가던 월지출 100만원 미만 가구 비율은 금융위기 당시 13∼14%까지 치솟은 뒤 다시 8∼11% 수준으로 안정을 찾았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2분기 이후 다시 상승하기 시작해, 올해 1분기 11.96%, 2분기 12.57%를 거쳐 지난 3분기 결국 13%를 넘어섰습니다.

전체 소비지출 구간별로 가구 분포 추이를 살펴보면 월지출 200만원 미만 가구 비중은 늘어나는 반면 월지출 200만∼400만원 가구 비중은 반대로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이는 월지출 200만∼400만원인 가구가 주로 소비를 줄이면서 월지출 200만원 미만 구간으로 내려앉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입니다.

월지출 100만∼200만원 가구의 비중은 금융위기 당시 37∼41%까지 상승했지만 2013년 1분기 31%대까지 떨어진 뒤 최근 다시 36∼38%대로 상승하는 추세입니다.

반면 금융위기 당시 26∼30%였던 월지출 200만∼300만원 가구 비중은 이후 32% 내외를 유지하다 다시 최근 다시 28%대로 떨어졌습니다.

월지출 300만∼400만 가구 비중 역시 금융위기 당시 10∼12% 였다가 14∼16%까지 올라간 뒤 최근 다시 11∼12% 내외로 주저앉았습니다.

월지출 400만원 이상 가구 비중은 매 분기 등락은 있지만 전체적으로 보합세를 보이며 9% 내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런 소비 위축을 반영하듯 최근 가계 지출 감소는 식료품 등 필수품을 중심으로 점점 심화하는 모양새입니다.

지난 3분기 전국의 2인 이상 가구의 식료품·비주류음료 지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 감소하면서 작년 4분기 이후 4개 분기 연속 쪼그라들었습니다.

2003년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이후 최장기간 감소세입니다.

전문가들은 기업 구조조정, 높은 실업률, 가계부채 부담 등으로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가계들이 소비를 줄이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