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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극우당 대표 "광장에 침몰 난민선 전시 안 돼"

입력 : 2016.12.18 01:50|수정 : 2016.12.18 01:50


멕시코 출신 거장 감독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이냐리투가 내년 봄 이탈리아 밀라노 두오모(대성당) 광장에 지중해에서 인양된 난민선을 전시하고 싶다는 계획을 밝힌 가운데 이탈리아 극우 정당 대표가 반발하고 나섰다.

17일 이탈리아 일간 라 레푸블리카에 따르면 반(反)이민 성향의 극우정당 북부동맹의 마테오 살비니 대표는 밀라노 두오모 광장에 난민선을 설치하려는 것은 "이탈리아인들이 난민 대량 유입을 받아들이도록 세뇌하려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살비니 대표는 "우리는 현재 너무나 많은 난민이 몰려들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이런 사실을 이해하기 위해 굳이 침몰한 난민선 전시나 영화 등이 필요하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영화 '버드맨', '레버넌트:죽음에서 돌아온 자'로 작년과 올해 두 해 연속 연달아 아카데미 감독상을 받은 이냐리투 감독은 난민 문제의 심각성을 전 세계에 알리는 방편으로 지중해에서 인양된 난민선을 내년 3월 24일 교황의 밀라노 방문에 맞춰 두오모 광장에 전시하겠다는 구상을 최근 발표했다.

이 난민선은 1천 명 가까운 난민을 태우고 이탈리아로 향하다 작년 4월 지중해에서 포르투갈 상선과 충돌하며 리비아 연안에서 130㎞ 떨어진 곳에서 침몰했다.

약 800명의 사망자를 내 2차 대전 이후 최악의 해난 사고로 여겨지는 당시 사고의 생존자는 고작 28명에 그쳤다.

이탈리아 정부는 배 안에 갇힌 채 수장된 난민의 시신을 수습해 신원을 밝히기 위해 특수 중장비와 전문 잠수부 등을 동원해 400m 깊이의 해저에 가라앉아 있던 난민선을 인양했다.

이냐리투 감독은 누구보다 난민 편에 서서 목소리를 내는 교황이 전 세계 관광객이 몰리는 밀라노 두오모 광장에서 난민들의 비극이 서린 배를 직접 보는 장면이 연출되면 전 세계에 난민 참상을 알리는 효과가 극대화될 것으로 계산 아래 전시회를 기획하고 있다.

한편, 이 난민선의 운항을 책임졌던 튀니지인 선장은 지난 13일 이탈리아 법원에서 살인 혐의로 징역 18년형을 선고받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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