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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송년만찬서 '1월1일 이후' 반기문 코믹영상 상영

입력 : 2016.12.17 16:57|수정 : 2016.12.17 16:57


이달말로 임기를 마치고 물러나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내년 1월 1일 이후'가 코믹한 동영상으로 그려졌다.

국내에서는 대권 도전 가능성으로 정치권의 한복판에 있지만, 유엔 외교가에서는 10년의 중책을 벗어던지고 완전히 자유로워진 모습으로 묘사됐다.

16일(현지시간) 저녁 뉴욕 맨해튼의 한 식당에서 열린 유엔 출입기자단(UNCA) 송년만찬은 매년 그랬듯 반 총장 내외를 초청했다.

올해는 '환송파티'가 됐다.

관례대로 유엔 사무총장이 코믹하게 그려지는 동영상이 상영됐다.

올해의 주제는 '퇴직 후'였다.

일선에서 물러난 평범한 노인을 연기한 반 총장에 800여 명 참석자의 폭소를 터뜨렸다.

영상은 운전기사가 없어진 반 총장의 승용차에서 시작된다.

영상 속 반 총장은 승용차에 올라타고 자연스럽게 "UNCA 만찬으로 가자"고 지시하지만, 운전기사가 없자 직접 운전대를 잡더니 고속도로를 질주한다.

영상에서는 반 총장이 머리 꽃장식 등 다양한 스티커를 이용해 셀카를 '보정'하며 시간을 보내거나, 노트북 컴퓨터로 혼자 영화 타이타닉을 보면서 훌쩍이는 장면도 들어갔다.

반 총장은 "이제는 유엔 사무총장이 아니니 내가 좋아하는 곳에 들어가볼 수 있게 됐다"고 소개했다.

이어 털모자를 눌러쓰고 유엔 브리핑룸에 들어간 반 총장이 '폭풍질문'을 하지만 스테판 두자릭 대변인이 금세 알아보고 '눈치'를 주는 장면이 나왔다.

반 총장이 출입증 만료로 로비에서 유엔청사 출입이 제지당하자 방호원 복장으로 갈아입고 결국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내용도 있다.

매년 이 만찬에서는 유엔 사무총장이 직접 제작한 재미있는 영상을 공개함으로써 언론과의 '거리 좁히기'를 한다.

반 총장은 2013년 말 미국 정보기관의 무차별 도청을 풍자하는 내용을 택했고, 2014년 말에는 자신이 미국의 유명 TV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영상을 제작해 유엔의 활동상을 소개했으며, 작년에는 사무총장으로서의 고단한 일상을 표현했다.

반 총장은 이날 연설에서 퇴임에 대해 "슬프지만 이제 마침내 자유로워졌다는 기분도 있다"고 말했다.

자신을 '유엔의 아이'로 표현한 반 총장은 "유엔은 항상 내 마음 속에 있을 것"이라는 말로 연설을 맺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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