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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검찰ㆍ법원, '카란지루 교도소 학살' 공방

입력 : 2016.12.17 03:14|수정 : 2016.12.17 03:14


브라질 사상 최악의 교도소 수감자 살해 사건으로 알려진 '카란지루(Carandiru) 학살' 관련자들에 대한 처벌 문제를 놓고 법원과 검찰이 공방을 벌이고 있다.

'카란지루 학살'은 1992년 10월 2일 경찰이 상파울루 시 인근 카란지루 교도소에서 일어난 폭동을 진압하면서 수감자 111명을 잔인하게 살해한 사건이다.

생존자들은 경찰이 폭동 진압 과정에서 항복하거나 감방에 숨은 수감자들에게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74명의 경찰에게는 48∼624년의 징역형이 선고됐다.

그러나 해당 경찰들은 증거 불충분을 들어 항소했고, 상파울루 주 형사법원이 이들의 주장을 받아들여 지난 9월 말 처벌을 무효로 하는 판결을 내렸다.

16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상파울루 주 검찰은 이날 연방대법원에 하급 법원의 판결을 취소해야 한다며 상고했다.

검찰은 '카란지루 학살' 관련자들에게 무죄를 선고한 판결은 헌법 정신을 훼손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브라질의 인권단체들은 "이 판결은 가뜩이나 심각한 교도소 내 폭력을 조장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엄중한 처벌을 촉구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의 세실 푸이리 대변인도 '카란지루 학살' 관련자 처벌 무효 판결은 죄를 짓고도 처벌받지 않을 수 있다는 잘못된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며 유감을 표시했다.

한편, '카란지루 학살' 사건은 '거미 여인의 키스'로 유명한 엑토르 바벤코 감독에 의해 '카란지루'라는 이름으로 영화화돼 2003년 칸 영화제 공식경쟁 부문에 출품되기도 했다.

이 영화는 브라질의 열악한 교도소 환경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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