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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농구팀에 등 돌리고 트럼프 푯말 든 美백인 고교생들

입력 : 2016.12.16 07:59|수정 : 2016.12.16 07:59


미국 한 고등학교 농구 경기에서 흑인 선수들이 다수를 이룬 상대 팀에 등을 돌리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선거 팻말을 든 백인 학생들이 논란에 휩싸였다.

15일(현지시간) 미국 NBC 방송에 따르면, 미국 미주리 주 워런스버그에 있는 워런스버그 고교 백인 학생 약 20명은 12일 열린 농구 경기에서 센터 고교 농구팀이 소개될 때 객석에서 일어나 등을 돌렸다.

이들은 카우보이모자를 쓰고 군인들이 입는 위장용 복장을 착용했다.

학생 중 한 명은 미국 공화당 대통령선거 후보 트럼프와 부통령 러닝메이트인 마이크 펜스 인디애나 주지사의 이름이 적힌 선거 푯말을 들었다.

백인 학생들은 경기 내내 '꿀꿀' 소리를 내기도 했다.

동생을 응원하고자 경기장에 간 센터 고교 출신 여성 앤토니아 넌이 이 장면을 동영상으로 찍어 페이스북에 올렸다.

넌은 "마음이 편치 않았고 충격적이었다"면서 "한 팀은 전부 백인인 팀, 다른 팀은 모두 흑인인 팀과의 경기에서 흑인 팀을 상대로 등을 돌리고 트럼프 선거 푯말을 든 사람들은 인종차별주의자처럼 보인다"고 했다.

동영상이 파문을 일으키자 워런스버그 교육청은 성명을 내어 "학생들의 행동이 부적절했고 상대 팀의 반응에 둔감했다"면서 "이런 행동을 용납할 수 없다"고 사과했다.

아울러 "모욕감을 느낀 모든 이들에게 사과하며 비슷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 이후 미국에서 이민자와 흑인 등 소수 인종과 성 소수자를 겨냥해 증오 행위를 일삼는 일부 백인이 한동안 급증했다.

대선 후 증오범죄를 추적하는 인권단체 남부빈민법센터(SPLC)에 따르면, 대선 후 11월 29일까지 미국 전역에서 867건의 증오 행위가 보고됐다.

특히 공공장소(206건)에 이어 초·중·고교에서 두 번째로 많은 183건의 증오 사례가 발생했다.

대학교에서도 140건이나 나왔다.

흑인을 겨냥한 증오 행위는 이민자(280건)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187건으로 집계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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