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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쿠바 국교 정상화 선언 2년…여행·교류 가속화

입력 : 2016.12.16 05:33|수정 : 2016.12.16 05:33


17일(현지시간)은 미국과 쿠바 양국 정상이 적대 관계를 청산하고 국교 정상화를 선언한 지 2년이 되는 날이다.

미국 일간지 USA 투데이가 15일 소개한 2년간 양국 간의 변화는 여행과 교류의 가속화로 요약된다.

미국의 대(對) 쿠바 경제 금수조처가 유효한 상황이나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의 규제 완화로 미국민은 좀 더 자유롭게 쿠바를 오갈 수 있게 됐다.

미국과 쿠바는 지난해 7월 양국 수도에 대사관을 다시 열고 관계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28일 미국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에서 이륙한 아메리칸항공 여객기가 쿠바 아바나에 착륙하면서 미국 항공사의 아바나 정기 운항이 55년 만에 재개됐다.

아메리칸항공을 필두로 델타, 제트블루 등 10개 민간 항공사가 미국과 쿠바를 잇는 정기 직항편을 운항한다.

왕복 항공편의 운임도 과거의 3분의 1수준인 200달러(약 23만7천 원) 밑으로 떨어졌다.

외교 정상화 전 미국민은 멕시코, 바하마 등 제3국을 경유하거나 오래 기다린 뒤에야 왕복 600달러(71만1천 원)짜리 전세기를 타고 쿠바를 가야 했다.

미국에서 쿠바로 향하는 정기 크루즈도 세 편이나 생겼다.

미국 호텔 체인인 스타우드 호텔 & 리조트는 지난 3월에 쿠바 정부와 호텔 3곳의 위탁 경영 계약을 했다.

스타우드 측은 쿠바 정부 소유인 호텔의 개·보수, 직원 교육, 호텔 운영 감독을 맡아 현대적 호텔 시스템을 이식할 예정이다.

미국민이 숙박공유업체 에어비앤비를 통해 쿠바에서 숙소를 예약할 수 있게 된 것도 국교 정상화의 산물이다.

에어비앤비는 8천 곳의 일반 쿠바 가정을 미국민에게 소개한다.

유명 여행 사이트인 트립어드바이저는 쿠바의 식당, 부킹 닷컴은 호텔 예약, 카약은 항공편 예약 서비스를 제공한다.

버라이즌, AT&T, T 모바일 등 미국 이동통신업체는 쿠바를 찾는 자국민에게 로밍 서비스를 시작했다.

금수조처 해제, 쿠바 인권상황 개선 등 양국이 해결해야 할 정치적인 문제가 많지만, 환경 보호, 암 연구, 마약 대책 공조 등 여러 분야에서 양국 인사들의 교류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과 존 케리 국무장관은 이미 쿠바를 한 차례씩 방문했다.

미국 백악관은 의원 80명, 주지사 7명 등이 외교 정상화 이후 쿠바를 찾은 것으로 집계했다.

미국 재무부와 상무부는 10월 자국민이 쿠바의 명품 시가와 럼을 개인 소비 목적에 한해 무제한으로 반입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시가와 럼을 합친 반입 한도(100달러)를 완전히 해제한 것이다.

미국민은 스위스 회사 네스프레소를 통해 자국에서 고품질의 쿠바 커피를 즐길 수 있게 됐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가 차기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이래 양국 간 해빙 무드는 큰 위기를 맞았다.

트럼프 당선인은 쿠바가 인권 개선 의사를 보이지 않으면 현재 양국 간 데탕트를 끝내겠다고 선언했다.

이를 두고 양국 정상화의 산파 노릇을 한 벤 로즈 백악관 국가안보부보좌관은 "장기적으로 바라봐야 한다"면서 "쿠바 인권상황을 개선하고 일당 독재를 타파할 유일한 길은 관계 축소가 아닌 참여라고 믿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새 행정부가 우리를 넘어서는 성공을 이루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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