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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IT 거물들 만나 "당신들 잘되도록 도와줄 것"

장선이 기자

입력 : 2016.12.15 10:39|수정 : 2016.12.15 10:39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실리콘 밸리의 테크 기업 CEO 등 IT계 고위인사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신들이 잘되도록 도와주는 것이 나의 목표"라고 말했습니다.

선거운동 기간 애플과 아마존 등 실리콘 밸리 기업들과 각을 세우며 전통 산업 진흥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한 입장에서 다소 선회해 유화적 제스처를 보인 것입니다.

그러나 실리콘 밸리 인사들은 "입에 발린 말인지, 정책으로 뒷받침될 것인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테크 서밋'으로 불린 모임에서 "엄청난 혁신이 지속하길 원한다"면서 "이를 위해 우리가 도울 일이 있다면 우리는 항상 여러분 곁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공정한 역외 무역 협상을 할 것"이라며 "여러분이 더 쉽게 일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도 말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TPP를 포함한 과거의 무역협상들에 대해 완고한 반대자였다"면서 그의 이 발언이 무역협상에 대한 기존의 입장과는 뉘앙스가 다른 것임을 강조했습니다.

모임에는 팀 쿡 애플 CEO,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의 래리 페이지 CEO와 에릭 슈밋 공동 창업자, 마이크로소프트의 사티야 나델라 CEO,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CEO, 페이스북의 셰릴 샌드버그 COO,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CEO, IBM, 오라클, 시스코, 팔란티르 테크놀리지의 CEO 등 모두 12명이 참석했습니다.

트럼프 측에서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 당선인, 트럼프의 세 아들, 실리콘 밸리 거물들 가운데 유일하게 트럼프를 지지했던 피터 틸 페이팔 창업자 겸 페이스북 이사 등이 참석했습니다.

잠깐의 모두 발언을 제외하고는 비공개로 진행된 회의에서 트럼프는 IT 거물들에게 미국 내 일자리 창출을 위해 애써 줄 것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모임에 앞서 실리콘 밸리에서는 폭넓은 스펙트럼이 있었습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의 가치를 존중하지 않는다는 차원에서 이 모임을 보이콧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고, 참석해서 실리콘 밸리의 가치를 강조해야 한다는 의견, 그리고 트럼프 차기 행정부를 수용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다양했습니다.

선거운동 기간 트럼프는 애플에 대해 "애플이 테러리스트 암호 해독 정보를 FBI에 넘기지 않으면 불매운동을 벌이겠다.", "애플은 중국에서 철수해 미국에 큰 공장을 세워야 한다"거나, FBI가 힐러리 클린턴의 이메일 수사 종결을 발표한 지난 10월 말에는 "트위터, 구글, 페이스북이 FBI의 클린턴에 대한 범죄수사를 묻어버리려 한다"며 "매우 부정직한 미디어"라고 비난했었습니다.

워싱턴포스트의 소유주인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CEO에 대해서는 "베저스가 워싱턴포스트를 앞세워 탈세하고 있다. 당선되면 가만두지 않을 것"이라고 극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베저스는 "트럼프가 미국의 민주주의를 부식시키고 있다"고 맞받아쳤습니다.

트럼프와 실리콘 밸리의 악연이 이번 '테크 서밋'으로 봄 눈 녹듯 사라져 버릴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폴리티코는 "트럼프와 테크 계가 일시적인 휴전에 들어갔다"고 말했습니다.

실리콘 밸리는 지난 8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 재임 기간 오바마 행정부의 법적 제도적 지원으로 최대의 성취를 이뤘습니다.

반독점 금지법에 대한 유화적 적용이나 망 중립성 원칙 고수 등이 대표적이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자율주행차, 로봇, 인공지능 등의 혁신 분야들은 정부의 새로운 정책과 제대로 조응이 이뤄져야 진전이 될 수 있다"면서 과연 트럼프 행정부가 이들 분야의 지속적 성장을 담보할 정책적 틀을 짤 수 있을지에 대해 실리콘밸리 인사들은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이날 테크 서밋에 트럼프가 가장 애용하는 '실리콘 밸리의 상품'인 트위터는 초청받지 못했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 폴리티코는 "선거운동 기간 '사기꾼 힐러리' 해시태그의 이모지 버전을 거부한 보복으로 이 모임에서 방출된 것"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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