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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젠틸로니 내각 공식출범…"전임정부 개혁안 완수 최우선 역점"

이상엽 기자

입력 : 2016.12.15 04:13|수정 : 2016.12.15 04:13


헌법 개혁 국민투표 부결 책임을 지고 물러난 마테오 렌치 총리의 뒤를 이어 꾸려진 이탈리아 새 내각이 의회의 신임을 받고 공식 출범했습니다.

이탈리아 상원은 파올로 젠틸로니 신임 총리가 이끄는 새 내각에 대한 신임투표에서 찬성 169표, 반대 99표로 신임안을 통과시켰습니다.

렌치 총리 사퇴 1주일 만인 지난 11일 세르지오 마타렐라 대통령의 지명을 받은 젠틸로니 총리는 하원에서 압도적인 표차로 신임을 받은 데 이어 상원 신임까지 획득하며 내각의 새 수장으로 이탈리아를 본격적으로 이끌게 됐습니다.

렌치 정부에서 외교 장관을 지내다 총리직에 오른 그는 상원 신임투표를 앞두고 "나 역시 상원을 축소하는 개헌안에 동의했으나 이탈리아 국민이 국민투표에서 확실한 의사 표현을 했다"며 "따라서 지금 내가 상원의 신임을 구하는 것은 다소 특수한 상황이긴 하지만 나는 여러분들에게 신임을 요청하는 동시에 상원에 대한 내 믿음도 표현한다"고 말했습니다.

렌치 총리가 직을 걸고 추진했던 개헌안은 상원 의원 수를 현행 315명에서 100명으로 줄이고, 그 권한도 대폭 축소해 서방 민주주의 국가 유일하게 양원이 동등한 권한을 가짐으로써 초래되는 비효율을 타개하는 것을 핵심 내용으로 담고 있었습니다.

상원 신임투표는 전날 하원 투표와 마찬가지로 포퓰리즘 성향의 제1야당 오성운동, 극우 정당인 북부동맹이 투표를 거부한 가운데 진행됐습니다.

국민투표의 압도적 부결은 집권 민주당에 대한 국민의 불신임을 의미한다며 의회 해산과 조기 총선 즉각 실시를 주장하고 있는 두 정당은 렌치의 최측근인 젠틸로니가 이끄는 내각은 렌치 정부의 '복제품' 또는 '꼭두각시'일 뿐이라고 비난하며 투표 참여를 거부했습니다.

이탈리아 정계에서는 사퇴한 렌치 전 총리가 차기 총선을 거쳐 총리로 복귀할 뜻을 품은 까닭에 조용한 성품에 별다른 정치적 야심이 없는 것으로 여겨지는 젠틸로니 총리를 자신의 후임으로 낙점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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