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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사이다-묵은지-밥-뚝배기'…野 잠룡 '한식 대첩'

입력 : 2016.12.14 18:48|수정 : 2016.12.14 18:48


야권 주자들 사이에 때아닌 '한식대첩'이 벌어졌다.

저마다 대통령감에 적합한 인물이라는 점을 내세우기 위해 먹거리를 자신의 이미지를 나타내는 상징코드로 활용하면서 '음식 프레임' 경쟁이 불붙고 있다.

탄핵정국 대응을 놓고 일부 네티즌 사이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이재명 성남시장에게 각각 '고구마', '사이다'라는 별명이 붙여지고 두 사람간에 설왕설래가 오간 것이 계기가 됐다.

문 전 대표는 지난 2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시장이 속이 시원하다는 뜻의 '사이다'로, 자신은 느리고 답답하다는 의미의 '고구마'라고 불린다는 지적에 "사이다는 금방 목이 마르다. 탄산음료는 밥이 아니다. 고구마는 배가 든든하다"고 했다.

이에 이 시장은 "사이다에 고구마를 같이 먹으면 맛있고 든든하다"며 연대의식을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다음날 광화문 촛불집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재미있게 말하자면 목마르고 배고플 때 갑자기 고구마를 먹으면 체한다"며 "목을 좀 축이고 사이다를 마신 다음 고구마로 배를 채우면 든든하게 열심히 할 수 있다"고 응수하는 등 두 사람간에 '뼈있는 농담'이 오갔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3일 SNS에 올린 글에서 "사이다처럼 톡쏘진 않지만, 고구마처럼 배부르진 않지만, 밥상에 빠질 수 없는 김장김치처럼 늘 시민의 광장밥상에 자리하겠다"며 "김장김치는 발효될수록 맛있는 묵은지가 된다. 사이다와 고구마, 김치는 서로 돕는 한상"이라고 자신을 '묵은지'로 표현했다.

김부겸 의원은 최근 한 방송 인터뷰에서 '왜 지지율이 잘 안 오르느냐'는 질문에 "나는 뚝배기라서 끓는데까지 좀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한번 끓으면 오래 간다"고 '뚝배기'에 빗대었다.

김 의원측은 "뚝배기는 투박하지만 여러 음식재료를 한꺼번에 담아 끓여내면 오랫동안 온기를 품고 다 담아 끓여내면 맛난 맛을 낸다"고 했다.

탄핵정국에서 신중 모드를 유지해온 안희정 충남지사도 입을 열었다.

안 지사는 1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저는 언제나 먹어도 질리지 않는 밥"이라며 자신을 '밥'에 비유했다.

그는 "정치가 우리의 일상 생활에서 신뢰와 정의라는 자산을 지켜줘야 하는 공기와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 특별식으로 다른 걸 먹을 수 있지만 밥은 질리면 어떻게 살겠는가"라며 '고구마와 사이다는 특식이라는 얘기냐'는 질문에 "매일 먹을 수는 없지 않느냐. 밥에 섞어먹으면 좋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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