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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호의시사전망대] 정진영 "'판도라' 계기로 원전 안전 재점검했으면"

입력 : 2016.12.14 10:05|수정 : 2016.12.14 10:17

* 대담 : 배우 정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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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위층 우왕좌왕 속 평범한 시민들이 문제 해결하는 영화
- 시국 덕에 영화흥행? 오히려 더 조심했다
- 영화 속 좋은 역할? 안 좋은 일에 좋고 나쁨 없어
- 개봉 앞두고 경주지역에 큰 지진…관객 분들 두려워하실까봐 걱정
- 최근 시국 국민의 대다수 의사 반영된 듯…슬기롭게 해결하길 바라

▷ 주영진/사회자:

대한민국은 지진의 안전지대다. 이렇게들 생각해 오셨는데요. 지난 9월 경주에서 발생한 규모 5.8의 강진 이후 대한민국도 더 이상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다. 이런 이야기들이 많이 퍼지고 있죠. 지난주에 개봉한 영화 <판도라> 혹시 보셨습니까? 규모 6.1의 강진으로 원자력발전소가 폭발하면서 발생한 재난 상황 다루고 있는데요. 생각지 못했던 강진이 발생한 이후 영화 속에서 등장한 정부는 우왕좌왕 하는 모습만 보이고. 이런 영화 속 정부의 모습이 우리의 현실과 닮은 것 아니냐. 이런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개봉한 지 일주일 만에 200만 관객 돌파를 앞두고 있는 영화 <판도라>의 힘. 영화 자체의 힘도 힘이지만 결국 시국이 부른 흥행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는 것 같은데요. 이 시간에는 영화 <판도라>의 주연 배우 정진영 씨와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정진영 씨 안녕하세요.

▶ 배우 정진영:

예. 안녕하세요. 정진영입니다.

▷ 주영진/사회자:

영화 <판도라> 개봉한 지 일주일 만에 200만 관객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상당히 빠른 흥행 속도인데. 먼저 어떤 영화인지 청취자 분들에게 설명 부탁드리겠습니다.

▶ 배우 정진영:

앵커님 말씀하신 대로 우리나라에 예상치 못한 강진이 닥쳐서 노후 원전에 문제가 생기는 거죠. 이른바 재난 영화로 분류되는 그런 영화입니다. 사실 우리가 별로 예상치 못했던 일들이 벌어지기 때문에 별 대책이 없었죠. 컨트롤 타워가 작동하지 못하고. 재난을 해결하기 위해서 평범한 발전소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이 그 재난을 해결하기 위해서 나서는 그런 이야기입니다.

▷ 주영진/사회자:

영화 속에서 정진영 씨는 어떤 역할 맡으셨는지 궁금합니다.

▶ 배우 정진영:

문제가 된 발전소의 소장이에요. 노후 원전인데 점검이 제대로 안 된 상태에서 재가동을 했고 그게 문제가 돼서 사고가 일어난 거죠. 그 문제 제기를 하다가 좌천이 됐는데요. 사고가 나자 해결하기 위해서 그 자리에 계속 앉아서 고군분투 하는 인물입니다.

▷ 주영진/사회자:

제가 아직 영화를 보지 못했는데 좋은 역할 맡으셨던 거죠?

▶ 배우 정진영:

뭐 그렇죠. 그런데 큰 일이 일어나고 나면 좋고 나쁘고가 어디 있겠습니까. 다 같이 힘들고 고통 속에 빠지는 모든 사람 중 한 명이죠.

▷ 주영진/사회자:

예. 그런데 이 영화 판도라가 우리나라에서는 사실 원자력발전소 폭발 사고를 소재로 한 첫 재난 영화다. 이런 평가도 있는데. 제가 궁금한 것은요. 영화 제작에서 개봉까지 4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했다고 하는데. 왜 이렇게 시간이 오래 걸린 거죠?

▶ 배우 정진영:

보통 영화 기획하고 극장에서 상영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한 2, 3년은 걸리는데. 저희 같은 경우에는 일단 후반 작업이 오래 걸렸어요. 작년 7월에 촬영이 완료됐는데 1년이 넘게 후반작업에 공을 들였죠. 아무래도 규모가 크다보니까, CG도 많고. 개봉 시기에 딱 맞춰서 후반 작업이 완료됐습니다. 아마 초반에 저희 영화가 다루고 있는 이야기 때문에 주변에서 여러 가지 걱정이 많으셨던 것 같아요. 정부의 외압 때문에 개봉을 못하는 것 아니냐. 사실은 제작진들이 초기에 기획하고 투자 자본을 모으는 펀딩 과정에서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기는 했는데. 그것은 아니고요. 외압 때문에 늦어진 것은 아니고. 저희가 완성을 하다 보니까 좀 늦어졌습니다.

▷ 주영진/사회자:

예. 그러면 외압은 없으셨다고 말씀하셨으니까. 영화 자체의 내용 말입니다. 영화에서는 제가 조금 전에 말씀드린 것처럼 영화 속 정부는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우왕좌왕 하는 모습 보이고 있다. 이런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결국 이 영화 <판도라> 속에서도 재난 상황을 발 벗고 나서서 해결하는 사람들은 보통 사람들, 국민이었던 건가요?

▶ 배우 정진영:

그렇죠. 일반적인 재난 영화들이 대개 그런 공식으로 풀립니다. 재난이 일어나는데 거기 책임져야 될 고위층, 상층부는 해결하지 못하고 우왕좌왕 하고. 결국 재난 앞에 제일 최전선에 대처해 있는 사람들이 해결하는 게 보통 재난 영화의 일반적인 공식인데요. 저희 영화 또한 그러하죠. 그런데 이게 공교롭게도 요즘 우리나라의 여러 가지 시국 상황과 맞물려서 국민들이 그 부분을 굉장히 주의 깊게 보시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남의 이야기 같지 않은 거죠. 그래서 그런 부분들이 더 인구에 회자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애초에 다루려고 했던 얘기는 원전에 대한 문제 제기였고요. 사실은 컨트롤 타워의 문제는 이 사건을 둘러싼 백그라운드 중 하나인데. 관객 분들은 요즘의 시국을 통해서 그 부분이 더 주의 깊게 보이시는 모양이에요. 그래서 그 부분도 말씀 많이 하십니다. 아까 모두에 말씀하셨는데. 영화 자체의 힘이 좀 있는 것 같아요. 사실 저희 입장에서는 시국 덕에 영화가 흥행된다는 말은 별로 듣고 싶지 않고. 그렇지 않기 위해 조심을 했거든요. 오히려 미리 찍어놓은 영화인데 요즘 시국과 딱 맞물리는 데에 대해서나 그런 것들은 오히려 감독님이 편집에서 걷어내셨어요. 그러니까 영화 자체가 가진 힘들을 좀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요즘 좀 입소문이 돌아요. 그래서 오히려 지난주에 개봉할 때보다 이번 주가 스코어가 더 좋네요.

▷ 주영진/사회자:

예. 영화 자체의 힘이겠죠. 물론. 시국 상황은 거기에 맞물린 또 하나의 흥행요소다. 그렇게 볼 수가 있을 것 같고요. 조금 전에 이 재난 영화 <판도라>의 전개 방식이 기존의 재난 영화와 좀 다른 부분이 있다고 하면 어떤 게 있을까요?

▶ 배우 정진영:

글쎄요. 전개 방식이 다르다기 보다요. 아무튼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원전 사고를 다룬 이야기고. 아무래도 한국적이겠죠. 할리우드의 재난 영화와는 달리. 그리고 공교롭게도 요즘 우리나라의 시국과 맞물리는 모습들이 관객 분들이. 사실 가상의 이야기인데 자꾸 현실로 느끼시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좀 당혹스러운 것도 있는데. 영화 촬영할 때까지만 해도 이게 우리나라에 강진이 올 것이라는 예상은 많이 안 했거든요. 약간의 거리를 두고 이야기를 구상했는데. 개봉을 앞두고 갑자기 커다란 강진이 일어나다 보니까 관객 분들이 오히려 두려워 하실까봐 걱정이 됩니다. 그런데 관객 분들 두려워하시라고 영화 만든 것은 아니고요. 가상의 이야기지만 이야기를 통해서 우리나라 원전에 대한 논의들이 수면 위에 올라와 있지는 않거든요. 그런데 과연 안전한지 재점검하고 우리 사회 전체에서 안전성에 대해서 같이 고민하자는 취지니까. 너무 영화 보시고 두려워하시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 주영진/사회자:

예. 지금 말씀하신 대로 이 영화 보면서 우리의 재난 대책 다시 한 번 점검해 보고. 특히 원전의 안전성. 우리 사회가 짚어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고요. 지금 역시 정진영 씨와 얘기 나눠보니까 예전에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진행 맡으셨던 것처럼 상당히 논리적으로 말씀을 잘 하시는데. 시국 얘기 하셨잖아요. 최근 시국과 관련해서 지켜보시면서. 영화배우로서 또 우리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어떤 생각 갖고 있는지 갑자기 알고 싶어집니다.

▶ 배우 정진영:

온 국민이 다 마찬가지겠죠. 다른 의견 갖고 있는 분도 계시겠지만 국민의 대다수가 이 상황에서 어떻게 일이 전개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강하게 의사 표현을 직접 하셨고요. 그 결과로 국회에서 탄핵이 가결된 것 같습니다. 물론 이후에 어떻게 헌재의 결정 과정을 지켜봐야 되겠지만. 기본적으로 현재까지는 국민 대다수의 의견이 현재 상황에 반영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예상치 못할 일들이 많이 벌어질 것 같은데. 슬기롭게 진지하게 신중하게 많은 문제를 해결해서 좀 더 좋고 안전한 나라가 되도록 다 같이 힘쓰면 되겠죠. 그렇게 되길 바라야죠.

▷ 주영진/사회자:

예.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배우 정진영:

네. 고맙습니다.

▷ 주영진/사회자:

영화 <판도라>의 주연배우 정진영 씨와 얘기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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