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뉴스 > 국제

트럼프, 국무장관에 '친러 석유재벌' 틸러슨 지명

김도균 기자

입력 : 2016.12.13 21:51|수정 : 2016.12.13 21:5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당선인이 초대 국무장관으로 친 러시아 성향의 석유 거물인 렉스 틸러슨 엑손모빌 최고경영자(CEO)를 낙점했다고 AP통신 등이 현지시간 13일 전했습니다.

그러나 공직 경험이 없고, 미국과 적대적인 러시아와 친밀한 관계라는 점에서 외교수장 적격성을 놓고 거센 논란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언론에 배포한 자료를 통해 틸러슨을 국무장관으로 지명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는 틸러슨이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기업 지도자의 한 명이자 국제적 협상가(deal maker)"라며 "틸러슨의 경력은 아메리칸 드림의 전형"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는 지난 10일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틸러슨과 2시간 이상 면담했으며, 이후 측근들에게 틸러슨이 여타 후보들과는 다른 '수준'(league)에 있다고 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올해 64세인 틸러슨은 텍사스 주에서 자랐으며, 1975년 엑손모빌에 입사해 2006년 CEO 자리에 올랐습니다.

오랜 기간 공화당 인사들과 밀접했지만, 공직 경험은 없습니다.

그는 미국 내 대표적인 친러시아 인사로, 그의 회사 엑손모빌은 러시아와 국영 석유회사인 로스네프트를 포함해 러시아와 다양한 합작사업을 해왔습니다.

틸러슨은 또 2012년 러시아 정부훈장인 '우정훈장(Order of Friends)'도 받았습니다.

러시아와의 합작사업 때문에 틸러슨은 버락 오바마 정부가 주도한 서방의 대(對) 러시아 제재에도 비판적 입장을 취해왔습니다.

이 때문에 민주당은 물론 트럼프 당선인의 '친정'인 공화당의 일부에서까지 틸러슨의 배경과 전력을 문제 삼고 있습니다.

이러한 반발 속에서도 트럼프가 틸러슨 지명을 고수함에 따라 향후 의회 인준 과정에서 거센 진통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인준 청문회 과정에서도 엑손모빌의 러시아 사업이 집중 추궁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최근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을 도우려고 러시아가 이번 미국 대선에 개입했다'고 결론을 내린 점까지 맞물려 트럼프 내각의 '친러시아' 논란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그동안 국무장관 자리를 놓고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전 CIA 국장, 밥 코커 상원 외교위원장, 존 볼턴 전 유엔 주재 미국대사 등 후보군이 치열한 경합을 벌여왔습니다.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