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뉴스 > 국제

'러, 미국 대선 개입' 놓고 '증거' 논란…미국 정보기관 안에서도 이견

한세현 기자

입력 : 2016.12.13 17:43|수정 : 2016.12.13 17:43


러시아가 공화당 후보였던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을 도우려고 미국 대선에 개입했단 미국 중앙정보국, CIA 결론이 타당한지를 두고 미국 정보기관들이 이견을 보이고 있습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CIA 조사 결과 미국 대선을 앞두고 공화·민주 양당 모두 러시아 사이버 공격의 표적이었지만, 민주당과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을 겨냥한 해킹 시도가 압도적으로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정황 등을 토대로 CIA는 러시아가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을 돕기 위한 '사이버 캠페인'을 벌였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CIA를 포함해 미국 17개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국가정보국은 러시아가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를 띄우려 했는지 입증할 확실한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CIA 분석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로이터통신이 익명의 당국자를 인용해 전했습니다.

한 당국자는 "DNI는 CIA가 틀렸다고 주장하려는 게 아니라 단지 러시아의 의도를 입증할 수 없다는 것"이라며, "기관 요원이 러시아 정부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지 않았으니 이는 당연하다"고 말했습니다.

이 당국자들에 따르면, 연방수사국 FBI도 같은 이유로 구할 수 있는 정보를 종합해 내린 연역적 평가인 CIA 분석을 받아들이기를 거부했습니다.

FBI는 러시아의 의도를 평가하는 데 더욱 조심스러웠으며, 러시아가 꽤 명백하게 트럼프를 선호했다는 CIA 입장을 지지하기를 꺼렸다고 워싱턴포스트는 보도했습니다.

조슈아 더글러스 켄터키대학 법학 교수는 미 CNN 방송에 기고한 글에서, "러시아의 역할은 충격적이지만 이들이 투표 집계기를 해킹했거나 투표 집계 결과를 바꿨다는 증거는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러시아가 트럼프 당선을 도우려고 미국 대선에 영향을 미치려 했다고 러시아가 실제로 선거 과정을 조작했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대해, 미 일간 뉴욕타임스는는 각 기관이 판단을 내리는 방식에 차이가 있어 러시아의 대선 개입을 조사하는 접근 방식도 다를 수 있을 뿐이라는 당국자의 말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법 집행과 정보 수집을 모두 하는 FBI는 형사 기소을 염두에 두고 해킹에 관여한 사람에 대한 수준 높은 증거를 중시하는 반면, CIA는 첩보를 발전시키는 데 더욱 집중한다는 것입니다.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