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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계 "우리야말로 피눈물 난다"

입력 : 2016.12.13 15:15|수정 : 2016.12.13 15:15

박성택 중기중앙회 회장 "비선 실세 논란 후 정부와 대화 채널 끊겨"


중소기업계가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배신을 당했다"며 현 정부에 강한 실망감을 나타내고 대기업 중심의 경제구조를 바꿔 정경유착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은 13일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열린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요즘 '피눈물' 난다는 얘기가 많이 도는데 비선 실세 논란을 지켜보는 중소기업이야말로 피눈물이 나는 심정"이라며 "정부가 앞에서는 중소기업을 지원한다고 했지만, 뒤에서 (정부 정책 자금 등을 갖고 ) 딴짓을 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회장은 "최순실 게이트가 국가적 파장을 일으키는 상황에서 중기중앙회까지 한 마디 더 보태면 국익에 악영향을 끼칠까 그간 발언을 자제해왔다"며 "우리는 짝사랑하는 정부에게 배신당했다"고 토로했다.

특히 그는 비선 실세 논란 후 정부와의 대화 채널이 끊겼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나타냈다.

박 회장은 이어 비선 실세 논란의 진앙지인 미르·K스포츠재단의 설립 취지를 이해한다면서도 재단 사업 진행 과정에서 특정한 개인이 사익을 얻는 방향으로 변모되고 일부 대기업에만 사업 참여 기회가 주어져 정경유착을 불렀다고 질타했다.

박 회장은 "지난 50년간 우리 경제와 국민의 정치의식은 놀랄 만큼 성장했으나 정치권력과 소수 대기업 간 정경유착 관계는 변하지 않았다"며 "이번 기회를 계기로 정치권과 대기업 간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고 바른 정치·경제구조로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기중앙회는 이날 간담회에서 중소기업 10곳 중 9곳 정도가 대선 같은 정치적 이슈 등 때문에 내년 경기가 올해보다 나아지지 않으리라고 전망했다는 내용의 통계자료도 발표했다.

중기중앙회에 따르면 최근 중기 2천779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7.8%가 내년 경기가 올해와 비슷하거나 악화할 것이라고 답했다.

중소기업들이 전망하는 내년 경제성장률은 2.2%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제시한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 2.6%보다 낮다.

내년 국내 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요인에 대해 중소기업은 ▲ 내수 회복 불확실성(54.9%) ▲ 대선 등 정치이슈(12.9%) ▲ 미국 금리 인상(9.5%) ▲ 원자재가격 불안정(8.6%) ▲ 주요국 보호무역주의 강화(7.1%) 등을 지목했다.

박 회장은 "(탄핵 정국 등으로) 19대 대통령 선거가 앞당겨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소기업 정책과제를 서둘러 발굴해 여야 대선후보의 선거공약에 반영되게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중소기업인들은 내년 경제 상황을 나타내는 사자성어로 '결사적 각오로 싸우겠다'는 의지가 담긴 '파부침주(破釜沈舟)'를 선택했다고 중기중앙회는 전했다.

올해 경영환경을 나타내는 사자성어로는 '실패에 굴하지 않고 재차 시도한다'는 뜻의 권토중래(捲土重來)를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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