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찔린 중국…트럼프 '타이완 정책' 의도 파악 총력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중국의 급소인 대만 문제를 취임도 하기 전에 공격적으로 꺼내 들자, 중국이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공개적으로는 트럼프 당선인을 비난하지 않고 있지만, 중국 학자들을 대거 미국에 보내는 등 트럼프 진영의 의도를 파악하는 데 총력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베이징 소식통 등에 따르면, 중국은 최근 관영 매체와 관변 학자들을 동원해, 트럼프 진영에 미국 정부의 '하나의 중국' 원칙을 강조하면서, 이를 뒤집을 경우 엄청난 보복을 하겠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트럼프 당선인이 이에 개의치 않고 대만과 관련해 벌써 세 차례나 문제성 발언을 함에 따라, 중국 정부는 초긴장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소식통은 "트럼프가 중국과 관련해 대만 문제를 활용하려는 생각을 한다는 느낌이 든다"면서,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통화에 이어 대만 관련 발언을 자신에 트위터에 올리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또다시 대만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최근 차이잉원 대만 총통의 당선 축하 전화를 받아 중국의 반발을 산 데 이어, 트위터에 "미국이 대만에 수십억 달러의 군사 장비를 파는데 나는 축하 전화도 받지 말라는 것은 참 흥미롭다"고 반박했습니다.

지난 11일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는 미국 정부가 37년간 유지해 온 '하나의 중국' 정책을 무역 문제와 북핵 등 다른 현안과 연계할 수 있음을 시사해 논란이 한층 커졌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트럼프 당선인이 트위터를 통해 대만 발언을 했을 때만 해도 대만 문제를 경제분야와 연계했는데, 이번 폭스뉴스 인터뷰에서는 북한 문제와 남중국해 문제까지 연계했다는 점입니다.

정부 관계자는 "트럼프 발언이 현실화할 경우, 중국이 대만 문제를 현상 유지하기 위해 남중국해, 북한 문제에 대해 미국 요구를 좀 더 들어들 수도 있겠지만, 중국이 트럼프에 대해 강하게 반발할 경우 북한에 대해 덜 협조하는 식으로 나올 수도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중국 정부는 트럼프 당선인에 대한 파악이 끝나지 않았고, 아직 취임하지 않았다는 판단 아래 트럼프 당선인을 직접 비난하는 것은 삼가고 있습니다.

트럼프 당선 직후 왕양 중국 국무원 부총리가 워싱턴에서 열린 상무연합위원회에 참석하면서, 정작 뉴욕을 들러 트럼프 당선인을 만나지 않았다는 점이 이를 반영한다고 일부 전문가들은 분석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중국 정부는 아직 트럼프에 대해 관망 중이며 최근 싱크 탱크 등 학자들을 중심으로 미국으로 가서 미국 학자들과 간담회를 하며, 워싱턴과 뉴욕의 분위기를 알아보고 있는 중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동안 미·중 갈등으로 잘 만나주지 않았던 중국 고위 관리들이 최근 맥스 보커스 주중 미국대사를 서로 접촉하려고 하는 것으로 알려지는 등 중국은 트럼프 당선인의 속내 파악에 총력전을 펼치는 상황입니다.

우다웨이 중국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는 지난 9일 김홍균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만나 트럼프 당선인이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친한 테리 브랜스테드 아이오와 주지사를 주중 미국대사로 지명했다며 기대를 표명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