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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트럼프에 경고 "하나의 중국 흥정대상 아냐"

입력 : 2016.12.12 11:16|수정 : 2016.12.12 11:16

관영 매체·관변 학자 동원해 트럼프 발언 맹비난 "美 '하나의 중국' 포기땐 대만 무력 점령할 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미국 정부가 37년간 유지해 온 '하나의 중국' 정책을 다른 현안과 연계할 수 있음을 시사하자 중국이 관영 매체와 관변학자를 동원해 맹비난하고 나섰다.

이는 트럼프 차기 행정부가 대만 문제를 협상 테이블로 올려놓을 경우 기존 영유권과 무역 분쟁 등에 이어 새로운 중대한 변수가 생겨 미·중 관계가 더욱 복잡하게 꼬일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관영 환구시보(環球時報)는 12일 '하나의 중국 원칙은 흥정할 수 없다는 점을 트럼프는 잘 듣길 바란다'는 제하의 사평(社評)에서 트럼프 당선인의 지난 11일 폭스뉴스 인터뷰와 관련해 '하나의 중국'이라는 카드로 중국을 협박해 경제이익을 갈취하는 의도가 점점 나타난다고 반발했다.

이 매체는 "트럼프가 차이잉원을 대만 대통령이라고 불렀을 때 미·중 관계의 근간인 '하나의 중국'을 자신의 근시안적 이익을 위한 카드로 보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면서 "하나의 중국 원칙은 닉슨 전 대통령부터 이어져 왔으며 현재 중국이 아주 강해졌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트럼프는 '하나의 중국' 정책을 거래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구시보는 "트럼프는 외교 문제를 겸손하게 공부해야 하고 특히 미·중 관계를 이해해야 할 필요가 있다"면서 "미·중간에 맺은 약속은 트럼프에게 소용없어 보일 수 있지만 이에 대해 중국은 결연히 미국과 싸워야 하고 미국에 쓴맛을 보게 해야 중국이 만만치 않다는 사실을 깨닫게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매체는 "미국이 공개적으로 대만 독립을 지지하고 대만에 무기를 판매한다면 중국도 미국이 적대시하는 다른 나라를 지지하고 무기를 제공해 줄 수 있다"면서 "미국이 '하나의 중국' 정책을 공개적으로 포기한다면 중국이 무력으로 대만을 수복할 가능성도 있다"고 위협했다.

환구시보는 "미국이 '하나의 중국' 정책을 경제이익을 위한 거래 카드로 여기는 것은 어린아이처럼 어리석기 짝이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면서 "중국은 이에 대비하는 양안 정책을 많이 세울 것이고 대만 당국도 미국을 따라가다가는 후회할 것이며 트럼프가 양안 관계에서 너무 나갈 경우 모든 상황이 다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매체는 "중국은 트럼프가 향후 백악관에 입성한 후 '하나의 중국' 정책에 대해 어떻게 하는지 두고 볼 것"이라면서 "중국은 충분한 탄약을 가지고 트럼프와 같이 미·중 관계의 롤러코스터를 탈 각오가 돼 있으며 전 세계인들도 안전벨트를 꽉 매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관변학자인 리하이둥(李海東) 외교학원 국제관계연구소 교수도 트럼프 당선인을 미·중 관계에 대한 지식이 얕은 초보자라고 비난했다.

리하이둥 교수는 글로벌 타임스에 "트럼프는 외교 및 국제 관계를 다루는 데 있어 초보자며 무역과 경제 분야를 제외한 민감하고 복잡한 현안들에 대해 무경험자"라면서 "그의 미·중 관계, 특히 대만 문제에 관한 지식이 너무 얕다"고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는 사업하는 정상적인 과정으로 생각하지만 대만 문제는 중국과 사업할 분야가 아니며 대만 문제는 협상 가능한 게 아니다"고 일축했다.

리하이둥 교수는 "트럼프의 관심이 경제와 고용 등 국내 문제에 쏠려있어 외교 문제에 매우 깊이 생각하지 않은 것 같다"면서 "외교면에서 볼 때 트럼프는 아직 미성숙한 상태로 우리는 그에게 대만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알려주고 압력을 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11일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하나의 중국 원칙을 완전히 이해하고 있지만, 무역 문제를 포함해 다른 사안들과 관련한 협상을 하지 않는다면 왜 우리가 하나의 중국 정책에 얽매여야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우리는 중국의 통화 평가절하와 (미국산 제품에 대한) 고율의 관세 부과, 남중국해 대형 요새(인공섬) 건설로 피해를 보고 있는데 중국은 이런 것들을 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한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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