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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연구팀, 전이 암세포 표지 단백질 발견

입력 : 2016.12.12 10:29|수정 : 2016.12.12 10:29


암세포 중 전이되는 능력이 있는 세포는 특정 표지 단백질을 지니고 있으며 이 단백질은 포화지방 섭취에 의해 활성화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연구소(IRB)의 살바도르 베니타 박사는 암 종양에서 전이능력을 가진 암세포는 다른 암세포와는 달리 세포막에 CD36이라는 특정 단백질을 지니고 있으며 포화지방이 이 단백질의 활동을 촉진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메디컬 뉴스 투데이와 사이언스 데일리가 10일 보도했다.

유방암, 폐암, 난소암, 방광암, 구강암, 흑색종(피부암) 환자에게서 채취한 전이 암세포에서 CD36 단백질이 발견됐다고 베니타 박사는 밝혔다.

이 단백질이 전이성을 지닌 것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이를 비전이성 암세포에 주입한 결과 비전이성 암세포가 전이성으로 성질이 바뀌었다.

모든 종류의 암세포를 다 시험해본 것은 아니지만, 이는 CD36 단백질이 전이성 암세포의 표지 단백질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베니타 박사는 설명했다.

이 새로운 발견으로 암 종양에서 전이능력을 지닌 세포를 다른 일반 암세포와 구별해 내는 것이 가능하게 됐다고 그는 강조했다.

이 새로운 사실은 암세포의 전이를 차단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이와 함께 CD36 단백질은 포화지방에 의해 활성화된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그의 연구팀은 우선 고지방 먹이 또는 보통 먹이를 준 쥐들에 사람의 구강암 세포를 주입했다.

그 결과 고지방을 섭취한 쥐들이 보통 먹이를 먹은 쥐들에 비해 종양의 크기도 크고 암세포의 전이율이 현저히 높게 나타났다.

이어 사람의 구강암 종양을 2일 동안 가공식품 등에 사용되는 포화지방인 팔미트산(palmitic acid)에 노출하거나 노출시키지 않은 상태에서 보통 먹이를 먹은 쥐들에 CD36 단백질과 함께 주입해 봤다.

그러자 팔미트산에 노출된 종양이 주입된 쥐들은 모조리 암세포 전이가 나타났다.

팔미트산에 노출되지 않은 종양이 주입된 쥐들은 50%만이 암세포 전이가 발생했다.

연구팀은 마지막으로 사람의 구강암 종양을 CD36 단백질을 차단하는 항체와 함께 쥐들에 주입했다.

그 결과 한 마리도 암세포의 전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항체 주입 전에 이미 암세포가 전이된 쥐들은 20%가 전이가 완전 해소됐고 나머지 쥐들은 전이가 80~90%나 크게 축소되고 종양의 크기도 줄어들었다.

중요한 사실은 아무런 부작용 없이 이러한 효과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팔미트산은 팜유(야자 기름)에 가장 많이 함유돼 있는 포화지방으로 땅콩버터와 가공식품에서 치약에 이르기까지 널리 이용되고 있다.

이 연구결과는 영국의 과학전문지 '네이처'(Nature) 최신호에 발표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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