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뉴스 > 국제

NYT "박대통령 탄핵 '제도적 부패' 관점에서 봐야"

권애리 기자

입력 : 2016.12.12 05:25|수정 : 2016.12.12 05:25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으로 이어진 한국의 정치적 혼란을 '제도적 부패'의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뉴욕타임스가 지적했습니다.

'제도적 부패'는 부패가 보편화하다 못해 체제화된 것을 일컫는 개념으로, 한국에 부패가 만연했다는 지적입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8월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 탄핵과 박근혜 대통령 탄핵, 그리고 하야 압박을 받는 제이컵 주마 남아공 대통령을 예로 들면서 많은 정부가 부패스캔들 때문에 붕괴하는 현상의 배경으로 '제도적 부패'를 들었습니다.

부패가 많고 심각하면 한 국가의 경제적·정치적 시스템의 일부가 되며, 더 강해지면 국가 전체 시스템을 감염시켜 정직한 사람조차 부패한 행동을 하게 만드는 게 제도적 부패라고 이 신문은 설명했습니다.

레이먼드 피스면 보스턴대 경제학 교수는 "최근 여러 나라에서 벌어지는 부패 스캔들을 개인의 잘못에 초점을 맞춘다면 오도하는 것"이라면서 제도적 부패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피스먼 교수는 제도적으로 부패한 나라에선 부패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점이 움직여 새로운 균형을 찾는다면서, 부패하지 않은 나라에선 뇌물을 줄 때 얻는 이익이 비용보다 커서 균형이 부패와 멀리 떨어져 있지만, 부패한 나라에선 균형점이 부패 쪽으로 이동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한국에선 균형이 부패 쪽으로 이동했다면서 2014년 세월호의 안전점검을 피하려고 공무원과 선박 소유주가 공모한 사실과 올 1월 뇌물 수수 파동에 따른 이완구 국무총리의 사임, 재벌이 관련된 주요 스캔들 등을 부패의 사례로 나열했습니다.

이어 박 대통령이 선거과정에서 독신인 데다 가족도 없어 부패를 종식할 수 있다고 주장했으나, 최순실이 대통령을 이용해 영향력을 행사하고 금전적 이익까지 챙긴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불명예스럽게 물러나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철저한 조사를 통해 부패를 추방하고 지도자에게 책임을 추궁한다면 부패의 균형이 다시 원래대로 돌아갈 수 있다며, 그러려면 수사를 맡은 검사와 관련 기관이 충분히 독립된 상태에서 부패 관련 공무원들을 조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습니다.

콜로라도대 정치학과 교수인 크리스토프 스테프스는 부패 수사 검사들을 '정직의 섬'이라고 부르면서, "이들의 권한이 부패를 뿌리뽑을 정도로 충분하진 않지만, 시민사회와 연결된다면 큰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