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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압박 미국산 아이폰 나올까…애플 하청 폭스콘의 고민

한세현 기자

입력 : 2016.12.10 13:53|수정 : 2016.12.10 13:53


애플 아이폰을 하청 제조하는 대만 홍하이그룹이 최근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에 이어 미국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훙하이그룹은 손 회장의 500억 달러 미국투자 발표 과정에서 흘러나온 자사의 대미국 투자 검토 보도에 대해, "구체적 투자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훙하이는 "우리 경영진과 미국 관계 당국이 협상을 마무리하는대로 빨리 소식을 전하겠다"면서, "투자계획의 합의는 양측이 모두 동의하는 조건에 따라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훙하이의 미국 투자액은 70억 달러, 우리돈 8조1천300억원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연매출 157조원의 훙하이로서도 적지 않은 액수입니다.

훙하이의 대미 투자 계획은 트럼프가 애플에 제시한 압박성 제안과 연관돼 있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입니다.

트럼프는 대선 과정에서 "애플이 중국이 아닌 미국에서 컴퓨터와 아이폰을 만들기를 바란다"면서 미국으로 돌아오는 기업에 대한 세율을 현재의 26%에서 10∼15%로 깎아주겠다는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트럼프는 당선 직후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로부터 당선 축하 전화를 받으면서도, "내가 애플의 큰 공장들을 미국에 건설하도록 만들 수 있다면 내게는 굉장한 성과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는 더 나아가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고율의 관세를 예고하며, 미국 대기업의 외국 공장을 미국 본토로 옮기도록 하는 압박하고 있습니다.

아직 애플과 훙하이는 이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는 않고 있지만, 물밑에서 미국으로 공장을 이전하는 문제를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훙하이의 미국 투자 계획도 트럼프의 미국공장 압박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관측됩니다.

애플은 대만의 하청 제조업체인 훙하이와 허쉬에 미국 생산이 가능한지를 자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애플은 공장을 미국으로 이전 시 엄청나게 치솟을 생산비용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시장조사기관 마켓플레이스는 공장 이전 시 미국에서 969달러에 판매되는 아이폰7 플러스 가격은 2천달러로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미국 투자연구기관 트레피스도 애플이 아이폰 생산라인을 미국으로 옮길 경우, 제품 원가는 대당 80∼90달러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러면서 "생산비용 상승에 따른 충격은 애플의 모든 공급과 판매 네트워크로 파급되기 때문에 모든 공장의 미국 이전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고 분석했습니다.

현재 애플 부품공급상은 28개국 766곳에 이르는 데 이 가운데 중국이 346곳, 일본 126곳, 대만 41곳이고, 미국에 있는 납품업체는 69곳에 불과합니다.

여기에 미국에선 마땅한 공장 부지나 제조 인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것도 숙제입니다.

한 업계 전문가는 "중국 폭스콘 공장에서 아이폰을 조립하는 데 필요한 인력이 15만명을 넘는다."라며, "미국에선 이런 인력을 모으는 게 불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GM, 포드 모든 공장 인력을 합하더라도 폭스콘 4개 공장 직원 총수의 20%에 불과합니다.

이런 점을 반영해,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궈타이밍 훙하이그룹 회장이 트럼프 당선인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의 기사를 통해 '메이드인 USA' 아이폰의 등장이 어렵다는 점을 역설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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