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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BMPS, 정부 구제금융 수순밟나…ECB 자본확충기한 연장 거부

입력 : 2016.12.10 00:45|수정 : 2016.12.10 00:45


이탈리아 3위 은행이자 1472년 창립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은행인 방카 몬테 데이 파스키 디 시에나(BMPS)가 결국 정부 구제금융 수순을 밟을 처지로 몰렸다.

뉴스통신 안사 등 이탈리아 언론은 9일 유럽중앙은행(ECB)이 도산 위기에 내몰린 BMPS의 자본확충 기한 연장 요청을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BMPS는 지난 7일 ECB 산하 감독 당국에 서한을 보내 이탈리아 헌법 개정 국민투표 부결로 마테오 렌치 총리가 사임하며 정치적 불확실성이 고조된 탓에 새 정부가 구성될 때까지 자본 확충을 마무리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하며 50억 유로(약 6조2천억 원) 상당의 자본확충 기한을 1월 중순으로 2주 더 미뤄달라고 요청했다.

막대한 부실 채권을 안고 있어 지난 7월 유럽금융감독청(EBA)이 역내 은행을 상대로 실시한 스트레스 테스트에서 꼴찌를 차지한 BMPS는 기사 회생을 위해서는 올 연말까지 50억 유로의 자본확충을 마무리해야 한다.

하지만 EBC는 2주 더 시간을 줘봤자 사정이 호전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판단, BMPS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BMPS의 회생은 이제 시장의 손을 떠나 이탈리아 정부의 구제금융 자금 투입으로 향하게 될 가능성이 더 커졌다.

최근 10억 유로의 부실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하는 데 있어 가까스로 채권자들의 동의를 얻은 BMPS는 카타르 투자청으로부터 10억 유로를 투자받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으나, 국민투표 부결로 투자 유치에 난항을 겪고 있다.

EBC가 BMPS의 자본확충 기한 요청을 기각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이날 밀라노 증시에서 BMPS의 주가는 장중 한때 10%까지 폭락했다.

BMPS의 주가는 올해 들어 이미 85%가량 빠졌다.

지난 9월부터 BMPS의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는 마르코 모렐리는 EBC의 거부 의사를 전달받은 뒤 이날 급히 피에르 카를로 파도안 이탈리아 재경부 장관을 만나 다음 수순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만약, 이탈리아 정부가 끝내 국민 세금으로 BMPS에 구제금융 자금을 투입하게 되면 유럽연합(EU)의 새 규정에 따라 채권자들이 손실을 떠안게 되고, 이 경우 개인 예금자 약 4만 명이 피해를 볼 것으로 추산된다.

또, 700개의 은행이 난립하며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전체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약 3천600억 유로의 부실 채권을 지고 있는 이탈리아 은행 전반, 더 나아가 유럽 금융 시스템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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