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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상원의원 연말 파티장서 '트럼프 인형' 난타

입력 : 2016.12.09 03:23|수정 : 2016.12.09 03:23


멕시코 정치인들이 연말 파티에서 전통 놀이인 '피냐타 깨기'를 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을 닮은 인형을 사용한 동영상이 온라인상에서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피냐타는 스페인어권 사회에서 아이들이 파티 때 눈을 가리고 막대기로 쳐서 넘어뜨리는 장난감과 사탕이 가득 든 통을 말한다.

8일(현지시간) 엘 우니베르살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멕시코 중도 좌파 정당으로 야당인 민주혁명당(PRD) 소속 상원의원들은 지난 6일 밤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크리스마스 파티에서 트럼프 당선인을 닮은 피냐타 인형을 무자비하게 두들겨 팼다.

먼저 검은색 파티 드레스를 입은 한 여성 참석자가 경쾌한 트럼프 음악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검은색 정장을 한 채 천장에 매달린 트럼프 피냐타 인형을 막대기로 두들겨 팼으나 깨지지 않았다.

이후 한 남성 참석자가 수차례에 걸쳐 힘차게 난타한 끝에 트럼프 피냐타 인형의 다리 부분이 터져 캔디가 바닥으로 떨어지자 많은 참석자가 환호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기간 내내 멕시코인들을 강간범 등으로 비하하며 양국 국경 사이에 국경장벽을 설치하겠다고 공언해왔다.

물론 장벽 건설 비용은 멕시코에 부담 지우겠다는 것이 트럼프 당선인의 구상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공약대로 취임하자마자 국내 일자리를 지키는 방향으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 손질을 가하고 멕시코산 제품에 35%의 관세를 물리는 방안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미겔 바르보사 PRD 대표는 트럼프 당선인에 대한 거부감을 유쾌하게 표현하기 위해 마련된 행사였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는 "이번 피냐타 행사를 멕시코인들이 생각하는 방식과 트럼프 당선인에 대한 거부감을 보여주는 단순한 크리스마스 이벤트로 봐야지 도발적 행위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지난 9월에는 빈센테 폭스 전 멕시코 대통령이 미 로스앤젤레스에 기반을 둔 한 방송사의 스페인어 토크쇼에 초대손님으로 출연, 트럼프 피냐타 인형을 마구 가격해 터트린 바 있다.

당시 터진 피냐타의 속은 비어 있던 것을 두고 폭스 전 대통령은 "완전히 비었네요. 그(트럼프 당선인)는 뇌가 없다"고 비아냥거리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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