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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존슨 외무 "사우디가 종파 대리전 수행"…발언 물의

입력 : 2016.12.09 03:28|수정 : 2016.12.09 03:28


한동안 뜸했던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의 '비(非)외교적인 발언'이 재발했다.

존슨 외무장관은 지난주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중동 관련한 콘퍼런스에서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종교와 같은 종교의 다른 종파들을 왜곡하고 공격하는 정치인들이 있다"며 "이것이 중동의 최대 문제 중 하나다. 이 지역에서 대리전이 전개되는 것은 이들 국가에 강력한 리더십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니파 또는 시아파를 뛰어넘어 상대편에 다가가서 사람들을 통합하려는 용의가 있는 큰 인물들이 없다. 이것이 비극이다"며 "비전을 지닌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것이 사우디, 이란, 모두가 꼭두각시 인형놀이에 뛰어들고 대리전을 벌이는 이유"라고 말했다.

존슨의 이 같은 발언은 영국 언론에서 뒤늦게 당시 콘퍼런스 소식을 전하면서 알려졌다.

영국 BBC 방송은 존슨 장관이 "다소 진실"을 말했지만 테리사 메이 총리가 이끄는 정부에는 "매우 거북한" 발언이었다고 평했다.

사우디와 이란이 각각 이슬람 수니파와 시아파의 맹주로서 종파 다툼을 주도하고 있다는 시각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사우디와 우호 관계인 영국의 외교 수장이 공개 석상에서 내놓은 발언으로는 매우 '외교적이지 않은' 발언이다.

이에 총리실은 존슨 장관의 발언들은 개인적인 견해일 뿐 "정부 입장"을 대변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영국은 예멘에 대한 사우디의 공격에 사우디를 지원하고 있다.

그의 발언은 메이 총리가 주초 중동 바레인에서 열린 걸프협력회의(GCC) 정상회의에 참석해 "레바논, 이라크, 예멘, 시리아를 비롯해 걸프 지역에서 이란이 벌이는 공격적 움직임에 함께 대처하겠다"고 약속한 지 이틀 만에 알려졌다.

GCC는 사우디,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바레인, 오만 등 반(反) 이란 걸프 왕정국들의 모임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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