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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층 지갑만 얇아져…하위10% 가처분소득 감소율 사상 최대

이정국 기자

입력 : 2016.12.05 06:32|수정 : 2016.12.05 06:32


월 소득 하위 10% 이하인 최극빈층의 지난 3분기 가처분소득이 2003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습니다.

소득이 낮은 계층을 중심으로 경기 불황의 여파가 심화하고 있어 실효성 있는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5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월 소득 기준 10개 분위 중 1분위(하위 10%) 가구의 월평균 가처분소득은 71만7천원으로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16.0% 감소했습니다.

가처분소득은 소득에서 세금·연금 ·보험료 등 비소비지출을 뺀 것으로 통상적으로 의식주 생활을 위해 한 가구가 실제로 지출할 수 있는 금액을 뜻합니다.

1분위 가처분소득은 2013년 4분기부터 지난해까지 단 한 번도 줄지 않고 매 분기 10% 내외로 꾸준히 증가해왔습니다.

하지만 올해 1분기 4.8% 줄어들며 2년여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한 데 이어 3분기에는 감소세가 커지는 모양새입니다.

1분위 가처분소득이 줄어든 큰 이유는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의 감소 때문입니다.

1분위 근로소득은 올해 1, 2분기 각각 약 16% 감소한 데 이어 3분기에는 25.8% 뚝 떨어지며 사상 최대의 낙폭을 기록했습니다.

사업소득은 같은 기간 16.8% 쪼그라들었습니다.

이는 지난 2분기 감소율(-33.5%)보다는 줄어든 것이지만 다른 분위 가구의 사업소득 증감률과 비교하면 감소율이 가장 높습니다.

가처분소득은 소득이 낮은 계층일수록 감소 비율이 높았습니다.

1분위 가구의 낙폭이 가장 컸고 2분위(하위 10∼20%)와 3분위(하위 20∼30%)는 같은 기간 각각 2.5%, 1.0% 떨어져 그 뒤를 이었습니다.

나머지 4∼10분위 구간은 모두 가처분소득이 늘었습니다.

특히 가장 소득이 많은 10분위(상위 10%) 가구의 가처분소득은 같은 기간 3.2% 늘어나 올해 들어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경기 불황의 여파가 주로 저소득층에 집중된 셈입니다.

1분위 가처분소득이 큰 폭으로 줄어든 것에는 임시 일용직 일자리 감소가 주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2분기 이후 꾸준히 증가해온 임시 일용직 일자리는 올해 1분기 7.8% 감소하며 마이너스로 전환한 데 이어 2분기에도 6.5% 또 줄어들었습니다.

경기 불황이 음식·숙박업 등 영세자영업에 악영향을 준 점도 1분위 가구의 가처분소득 감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당장 저소득층의 처우를 개선할 수 있는 뚜렷한 대책이 없다는 것입니다.

정부는 맞춤형 기초생활보장제 등을 통해 소득분배 개선 노력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당장 저소득층을 위한 새로운 일자리 대책은 눈에 띄지 않습니다.

경기 부양을 위해 올해 11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했지만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이 제외되면서 당장 새로운 임시 일용직 마련도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1분위 가구 가처분소득의 급감은 일용직 일자리가 없어지면서 소득이 '0'인 가구가 속출했기 때문"이라며 "주로 음식·숙박업 등 도소매업 중심으로 일용직이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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