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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매체, 박 대통령 담화관심…"한국 대선, 적임자 뽑기 어려운 체계"

이정국 기자

입력 : 2016.11.30 11:41|수정 : 2016.11.30 11:46


중국 매체들은 어제(29일) 박근혜 대통령의 3차 대국민담화와 관련해 한국의 이번 사태가 서구식 선거의 실패를 그대로 보여주며 한국 대통령 선거 체계가 적임자를 뽑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와 영자지 글로벌 타임스는 오늘(30일) 같은 내용의 사설에서 "박 대통령의 담화에 대해 어떤 사람들은 퇴진할 의도로 국회에 공을 넘겼다고 보고, 어떤 사람들은 상황 변화를 기대하며 시간을 벌려는 심산이라고 보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번 담화에서 확실한 것은 박 대통령이 물러나겠다는 말을 억지로 했다는 점"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들 매체는 "박 대통령은 국가와 결혼한 여성이라는 모습을 보여주고 대선 때 이런 말들로 국민을 감동하게 해 대통령 자리에 올랐으나 청와대에 들어간 뒤 자신만 감동하게 만들었다"면서 "박 대통령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이라는 부분을 지우지 못했고 최순실씨와 권력을 공유하면서 나약함을 보여줬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이는 서구식 선거의 실패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면서 "많은 대선 후보들이 관료 경험 없이 주로 웅변술이나 가족 배경에 의존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들 매체는 "이 때문에 대통령에 선출되면 경험 부족으로 확고한 결정을 하는데 자주 어려움을 겪고 때때로 측근에 휘둘린다"면서 "박 대통령의 담화는 한국인들에게 큰 난제를 줬는데 그렇다고 한국에는 당장 적당한 후임자도 없는 상황이고 총리가 대통령직을 대행해야 하지만 총리가 강하지 않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한국에서 대선은 후보의 인지도와 웅변술, 정당 지지가 관건인데 이런 체계는 가장 경험이 많고 믿을만한 후보가 뽑힐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면서 "이런 점에서 보면 여당이든 야당의 후보들이 박 대통령의 지명도를 따라가지 못한다"고 비판했습니다.

이들 매체는 "한국은 앞으로도 불확실성이 많아 후임 대통령을 뽑으려면 정치 투쟁이 한참 진행돼야 한다"면서 "한국이 한바탕 난리가 날 것이라는 점은 확실하지만 한국 정치 체제에서 좋은 산물이 나올 수 있는지는 말하기 어렵다"고 전망했습니다.

신랑망은 '대통령의 운명:유종의 미 지키기 어려워'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건국 이래 총 11명의 대통령이 배출됐으나 대부분이 좋지 못한 결과를 냈으며 박 대통령도 이런 징크스를 피하지 못할 것으로 봤습니다.

관영 CCTV는 오늘 박 대통령의 3차 담화를 주요 뉴스로 자세히 보도하면서 한국의 국정 불안 상황을 주목했습니다.

한편, 중국 매체들은 박 대통령의 입지 축소로 한반도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가 불투명해질 가능성 등은 최근 들어 언급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는 최순실 사태로 인해 사드 배치가 무력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 아래 한국을 굳이 자극하지 않겠다는 중국 정부의 속내가 깔린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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