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뉴스 > 사회

국정교과서 의견 수렴도 '깜깜이'…네티즌 '부글부글'

임태우 기자

입력 : 2016.11.29 15:57|수정 : 2016.11.29 16:12


베일에 싸였던 국정 교과서가 드디어 1년 만에 어제(28일)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교육부 홈페이지에 전자책 형태로 첫 ‘현장 검토본’이 공개된 겁니다.

당시 이준식 교육부 장관은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역사적 사실과 헌법 가치에 충실했으며 학생들은 우리 역사에 자부심을 느껴야 합니다.”

그러면서 지난 1년간 ‘깜깜이’ 집필 논란을 일으킨 데 대해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해명조차 하지 않았죠.
지난 1년간 ‘깜깜이’ 집필 논란을 일으킨 데 대해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해명조차 하지 않았습니다.집필진부터 편찬 기준까지 모두 비공개 방침으로 일관해왔던 교육부. 공개 여론이 거세질 때마다 집필진이 외부로부터 압박을 받게 돼 업무 수행이 어려워질 수 있다며 이를 거부했었죠.

지난 24일 법원조차 깜깜이 집필 행태가 위법이라고 판단했는데도, 교육부는 예정된 공개 날짜 전까지 공개 불가 방침을 고수했습니다.
법원판결마침내 집필진과 편찬 기준 등이 공개됐지만, 그렇다고 깜깜이 논란이 수그러들 것 같지는 않습니다.

2라운드가 시작되는 듯한 모습입니다.

이준식 장관은 검토본 공개에 덧붙여서 “완성본이 아니라, 개발 중인 교과서”라며 “국민이 직접 판단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그런데 국민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절차가 좀 이상합니다.
의견 제출 비공개, 토론의 장 없음교육부가 만든 의견 수렴 홈페이지를 살펴보니 글을 쓰려면 반드시 본인 인증을 거치도록 해놨습니다.

문제는 인증을 거쳐 이의를 제기하는 글을 쓰더라도 다른 사람들이 내 글을 볼 수 없다는 겁니다. 비밀스럽게 소원 수리하듯, 아무도 보지 못하게 의견을 제출하는 식입니다.

검토본에 기술된 역사에 대해 공개 게시판이나 댓글로 활발한 토론을 나눌 수 있는 장이 마련돼 있지 않다는 겁니다.

설령 비공개로 이의를 제기해도 교육부가 이를 제대로 수렴했는지, 교과서에 반영했는지를 본인조차 확인할 길이 없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사실상 다양한 목소리를 내고 오류를 지적할 수 있는 의견 창구를 닫아버린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대목입니다.
다양한 목소리를 내고 오류를 지적할 수 있는 의견 창구를 닫아버린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대목입니다. ‘깜깜이 집필’부터 시작해서 ‘깜깜이 의견수렴’으로 이어지고 있는 국정 교과서 논란.정부 스스로 떳떳하게 공개하지 못한 역사 교과서를 학생들이 자부심을 품고 배울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기획·구성 : 임태우, 송희 / 디자인 : 임수연 )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