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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대, 돈 안 쓰고 12년 이상 모아야 서울 아파트 산다

이정국 기자

입력 : 2016.11.28 06:41|수정 : 2016.11.28 06:41


가정을 막 꾸리고 내 집 마련을 꿈꾸는 20~30대 가구주는 가처분 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고 12년 이상 모아야 서울에 평균 수준의 아파트 한 채를 마련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8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3분기 39세 이하 가구주의 월평균 처분가능소득은 371만 원이었습니다.

반면 한국감정원이 파악한 9월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5억5천480만 원이었습니다.

단순히 계산하면 20∼30대 가구주는 약 12년 6개월을 모아야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를 마련할 수 있는 셈입니다.

20∼30대 가구주가 서울 아파트 한 채를 마련하는 데 걸리는 기간은 점점 길어지는 추세입니다.

연간 기준 월평균 처분가능소득과 매년 12월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을 비교해보면 2013년 약 11년 6개월 걸리던 기간이 2014년에는 약 11년 7개월, 지난해에는 약 12년 11개월까지 연장됐습니다.

그러나 이 역시 불가능한 시나리오입니다.

현실적으로 소비해야 할 곳이 상당하기 때문입니다.

처분가능소득은 가구가 벌어들인 소득 중 세금, 공적연금, 사회보험 등을 제외한 것으로, 소비지출분은 배제돼 있습니다.

소비지출을 하고 가구가 자산 매입과 저축에 활용할 수 있는 흑자액은 올해 3분기 기준 월평균 120만 원 정도입니다.

이렇게 되면 20~30대 가구주가 은행에 의존하지 않고 집을 마련할 때 걸리는 기간은 약 38년 6개월로 늘어납니다.

현실이 이렇다 보니 내 집을 마련하기 위해선 젊은 가구주들은 빚에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영주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현황을 보면 올해 3월 말 30대의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101조 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10조4천억 원(11.5%) 늘었습니다.

20대가 받은 주택담보대출 잔액도 지난해 말 6조5천억원에서 3개월 만에 9조4천억 원으로 2조9천억 원(44.6%) 늘었습니다.

반면 40대가 받은 주택담보대출은 2조2천억 원(1.3%) 늘어나는 데 그쳤고 50대와 60대 이상에선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각각 4조4천억 원, 8조1천억 원 줄었습니다.

대출받아 집을 사고 있는 가구가 젊은 층을 위주로 늘어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백웅기 상명대 교수는 "2014년 정부가 부동산 규제를 완화하며 서울 아파트를 포함해 부동산 가격이 빨리 뛰었다"며 "결혼 연령대인 20∼30대에게 내 집 마련이 지상과제처럼 돼 있다 보니 젊은 층이 소비를 절대적으로 줄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젊은 세대의 주거비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임대주택 공급 확대 등 다양한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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