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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FA 제도 도입 17년 만에 '유리 천장' 깨졌다

입력 : 2016.11.24 19:09|수정 : 2016.11.24 19:09


▲ 최형우 선수 (사지=연합뉴스)

한국 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 역사 17년 만에 처음으로 100억원 시대가 열렸다.

올 시즌 종료 뒤 삼성 라이온즈에서 FA로 풀린 외야수 최형우(33)는 24일 KIA 타이거즈와 4년 계약금 40억원, 연봉 15억원 등 총 100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이로써 최형우는 지난해 박석민이 삼성에서 NC 다이노스로 이적하면서 받은 96억원을 넘어 FA 계약 최고액을 찍었다.

동시에 첫 100억원 FA 계약의 주인공이 됐다.

사실 시장에서는 박석민 이전부터 총액 100억원이상 받은 선수가 있다는 소문은 파다했으나 실제 발표액이 100억원에 이른 선수는 최형우가 최초다.

한국 프로야구의 FA 제도는 1999년 말 한국프로야구선수협의회의 태동과 함께 도입됐다.

당시 최고액은 이강철과 김동수가 삼성과 계약하면서 받은 3년 총액 8억원이었다.

주전급조차 연봉 1억원을 받기 어렵던 시절, 두 선수의 계약 규모는 세간을 놀라게 했다.

하지만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이듬해에는 10억원의 벽이 깨졌다.

김기태가 삼성에 잔류하면서 4년간 18억원에 사인하면서다.

우승이 절실했던 삼성의 연이은 투자에 많은 이들이 "이렇게 돈을 펑펑 쓰다가 프로야구단이 다 망한다"고까지 했다.

2003년에는 두산 베어스에서 롯데 자이언츠로 이적한 정수근이 6년 40억6천만원에 계약하며 대박을 터트렸다.

2004년 말 삼성은 현대에서 심정수와 박진만을 데려오며 4년간 각각 60억원, 39억원을 내놓았다.

삼성에는 '돈성(돈+삼성)'이란 달갑지 않은 별명이 붙었다.

한동안 잠잠하던 FA 몸값이 다시 뛴 것은 2011년 말이었다.

이장석 넥센 히어로즈 사장은 이택근을 '친정팀'으로 데려오면서 4년간 50억원을 안겼다.

'선수 팔아 장사 한다'는 비아냥을 듣던 넥센이 지갑을 크게 열면서 FA 시장도 달아올랐다.

김주찬도 4년 50억원에 롯데에서 KIA로 이적했다.

2012년 말 신생팀 NC 다이노스의 등장은 FA 시장의 판을 키웠다.

강민호는 2013년 말 4년간 75억원의 조건에 롯데에 잔류하며 심정수의 최고 몸값 기록을 9년 만에 깨뜨렸다.

강민호 이후 FA 몸값은 나날이 상승했다.

2014년 최정이 86억원에 SK 와이번스에 잔류했고, 2015년에는 박석민이 96억원에 NC로 이적했다.

FA 몸값이 아무리 천정부지로 올랐어도 깨지지 않는 벽이 있었다.

바로 100억원이다.

하지만 최형우는 그 벽마저 깨뜨렸다.

최형우가 100억원 시대의 출발을 알리면서 아직 계약하지 않은 김광현, 양현종, 차우찬 등 남은 FA 대어들은 한결 부담을 덜고 협상에 임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진출이 무산되고 국내 잔류 쪽으로 방향을 틀 경우 최형우의 계약이 기준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해마다 FA 시장의 과열에 대해서는 비판 여론이 끊이지 않았지만 올 시즌 스토브리그는 어느 때보다 심한 FA 광풍이 몰아칠 조짐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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