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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나오자 답 척척' 퀴즈 대결서 AI와 붙어보니

입력 : 2016.11.23 15:13|수정 : 2016.11.23 15:14


▲ 인공지능 '아담'과 퀴즈 대결 (사진=연합뉴스)
 
23일 서울 강남구 노보텔 앰배서더 강남 호텔의 콘퍼런스홀.

인터넷이 연결된 PC 모니터에 '잠시 기다리세요'란 말이 나오다 점수판이 떴다.

국산 인공지능(AI) '아담'과 '사용자1' 이름이 등록되자 바로 "첫 문제 나옵니다"란 지시가 떨어졌다.

국내 소프트웨어 업체 솔트룩스의 AI 플랫폼(기반 기술) 출시 설명회에서 기자는 직접 '사용자1'로서 아담과 퀴즈 대결을 벌였다.

책 60만 권 분량의 문서를 학습해 2천만 개의 주제어를 설명할 수 있는 '전자두뇌'와의 한판 대결이다.

경기는 '장학퀴즈' 기출 문제 10개로 했다.

고교를 졸업한 지 20년이 넘어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몸도 표정도 없는 AI와 점수 경쟁을 하려니 막막했다.

보이는 건 모니터 점수판에 뜬 '아담'이란 이름이 전부.

문제가 나오면 점수판 위에 AI가 답을 썼는지가 표시됐다.

"신라 시대 화백 회의의 대표를 맡던 관직 이름은?" 국사 시간에 배운 내용인데 머릿속 어디에서 '그 무언가'가 뱅글뱅글 돌기만 했다.

아담의 답은 바로 나왔다.

"상대등".

AI의 거대 지식 창고인 '데이터 허브'를 뒤져 금세 답을 찾아내는 속도가 놀라웠다.

2천여 개의 중앙처리장치(CPU)를 써서 머뭇거림이 없다.

아담은 학습한 지식을 정리해 빽빽한 관계망을 만들고 고급 추론과 분석도 할 수 있다고 솔트룩스는 설명했다.

AI가 전지전능은 아니다.

한 초현실주의 화가의 이름을 묻는 객관식 문제는 아담과 기자 모두 착각해 오답을 내놨다.

'인간적 실수'와 '기계적 실수'가 겹쳤다.

최종 점수는 아담이 140점, 기자 80점이었다.

갑절 가까운 격차가 나는 완패에 입이 말랐다.

"저희 직원들도 퀴즈 대결을 해봤지만 100점 넘는 사람이 잘 없었어요. 고생하셨습니다." 이경일 솔트룩스 대표이사가 웃었다.

아담은 최근 장학퀴즈 프로그램에서 수능 만점자 등을 제치고 우승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AI인 '엑소브레인'의 친척뻘이다.

솔트룩스가 엑소브레인의 연구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솔트룩스는 엑소브레인의 대규모 지식 학습과 축적 부문을 맡고 있다.

회사는 아담에 엑소브레인의 개발 역량이 대거 반영됐다고 전했다.

솔트룩스는 이날 설명회에서 아담에게 퀴즈로 이긴 사람에게 문화 상품권 10만원을 주는 이벤트를 열었다.

기자도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었지만, 엄두가 나진 않았다.

아담이 이처럼 '퀴즈왕'이 되고자 수십만권 자료를 학습하는 데 걸린 시간은 불과 한 달이었다고 솔트룩스는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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