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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서해안 집중 발생…남해안서 수도권까지 급속 확산

이정국 기자

입력 : 2016.11.20 09:39|수정 : 2016.11.21 14:38


가금류 사육농가가 밀집된 충북 음성군 맹동면 용촌리에 날벼락이 떨어졌습니다.

지난 17일 오후 한 농가가 사육하는 오리가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 확진 판정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이 농가를 중심으로 반경 500m 이내 11개 농장의 가금류도 모두 살처분됐습니다.

이 마을로 통하는 입구에는 '출입을 금지한다'는 안내문이 내걸렸습니다.

고병원성 AI 감염이 확진된 전남 해남군 산이면 산란계 농장 주변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방역 차량이 축사는 물론 주변 하천을 돌며 쉴새 없이 소독약을 내뿜고 있습니다.

중국 등지에서 인명 피해까지 초래했던 H5N6형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서해안을 따라 중부 내륙까지 퍼지면서 축산당국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AI가 확진된 전남과 충북의 두 농가 외에도 충남 천안시 봉강천 일원과 전북 익산시 만경강 수변에서 채취한 분변 등 야생조류 시료에서 AI 바이러스가 검출됐기 때문입니다.

경남·북과 강원 지역에서는 AI 의심 신고가 접수되지 않았습니다.

AI가 모두 서해안 라인에서 발생한 것입니다.

농림축산식품부도 이런 점을 고려해 서울, 경기, 인천, 대전, 광주, 세종, 충남북, 전남북에 대해 19일 0시부터 20일 낮 12시까지 36시간의 '일시 이동중지 명령'을 내렸습니다.

경남북과 강원도는 제외됐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국내에서 사육되는 오리는 876만9천여 마리입니다.

지역별로 구분하면 전남북이 72.1%, 충남북이 17.4%, 경기 3.5%입니다.

경남북은 6.7%, 제주는 0.3%, 강원은 0.02%에 불과합니다.

닭 사육농가 역시 전남북과 충남, 경기에 70%가량 몰려 있습니다.

철새의 이동 코스인 서해안 벨트 남쪽에서 터진 AI가 순식간에 서울 턱밑까지 도달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축산당국 관계자는 "서해안 벨트 곳곳에 철새 도래지가 있고 오리를 키우는 농가도 많아 AI 역시 이 벨트를 중심으로 많이 집중된다"며 "방역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개별 농가 역시 철저히 소독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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