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하다가 폐 질환으로 숨지거나 다친 피해자들 또는 유족에게 제조업체가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에 대해 피해자들이 "국가책임을 인정하지않았다"며 반발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가족 모임과 가습기 살균제 참사 전국네트워크는 16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재판부가 국가에 면죄부를 줬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어제 판결은 기업책임을 처음 물었으나 비현실적으로 낮은 배상액만을 인정했으며 피고 기업 세퓨는 이미 파산해 실질적으로 아무런 의미를 갖지 못한다"면서 "국정감사로 정부의 문제점이 상당부분 확인됐는데도 재판부는 이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이 진실을 밝히고 문제 해결하겠다고 했지만 하나도 한 게 없다는 점에서 가습기 살균제 참사는 세월호 참사와 똑같다"면서 "'비선 실세'와 함께 우주를 떠돌며 정신줄을 놔버린 대통령 박근혜가 단 한 사람의 피해자도 만나지 않고, 한마디 사과도 안 한 잘못을 법원이 눈감아 준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가습기 살균제 피해 특별법을 제정해 '살인기업'에 징벌적 책임을 물어야 하며, 검찰은 정부 부처 수사를 어물쩍 넘어가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전날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유족들이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제조업체 세퓨가 피해자 또는 유족 총 10명에게 1인당 1천만∼1억원씩 총 5억4천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