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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문의가 서울대병원 외래교수…병원장 "최순실 연관 몰랐다"

홍지영 기자

입력 : 2016.11.10 08:45|수정 : 2016.11.10 08:45


▲ 최순실 의혹 성형외과 (사진=연합뉴스)

전문의 자격증도 없는 의사가 서울대병원의 외래교수로 위촉됐다는 특혜 논란이 커지자 서창석 병원장이 해명에 나섰습니다.

9일 의료계에 따르면 최순실(60·최서원)씨와 그의 딸 정유라씨를 진료한 것으로 알려진 서울 강남 '김○○의원'(진료과목 성형외과)의 김모 원장(56)은 비전문의인데도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성형외과 외래교수에 위촉됐고 대통령의 해외순방 기업에 포함됐습니다.

이와 관련, 서창석 서울대병원장은 김 원장의 부인인 박 모씨가 직접 병원으로 찾아와 중국 VVIP 환자의 건강검진과 함께 성형외과 진료를 의뢰해 와 성형외과가 없었던 강남센터에 외래교수로 위촉했다고 해명했습니다.

박 씨는 이 성형외과가 운영하는 화장품 업체의 대표로 있습니다.

서 원장에 따르면 당시 박 씨는 중국의 VVIP 환자가 서울대병원 강남센터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후 남편 김 원장이 특허를 갖고 있는 금실 피부 리프팅 시술을 받길 원한다면서 김 원장이 강남센터에서 시술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는 것입니다.

서 원장은 "강남센터에서 진료를 보려면 서울대병원 교수여야 하기 때문에 피부 리프팅 시술 전문가인 김 원장을 외래교수로 위촉했었다"며 "그러나 중국 VVIP 환자가 한국을 방문한 이후 검진을 받으러 오지 않았고 이 때문에 김 모 원장의 위촉도 2주 만에 없던 일이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김 원장과는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지만, 최순실씨와는 일면식도 없는 사이"라며 "외교문제 때문에 중국 VVIP 환자의 신원을 밝힐 수는 없지만, 이 일이 최순실씨와 연관돼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성형외과 의사들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윗선의 지시 없이는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비전문의가 운영하는 의원급 병원이 정부 해외진출 사업에 포함됐다는 사실도 상식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한 의료계 인사는 "김 원장이 전문의가 아닌 일반의사(GP)라는 점을 고려하면 서울대병원 외래교수 위촉이나 정부의 해외진출 지원 등 모두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있을 수가 없는 일"이라며 "고위급 인사가 개입하지 않으면 일어나기 어렵다"고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김 원장은 지난 7월 서울대병원 강남센터의 외래교수로 위촉됐다가 약 2주만에 해촉됐습니다.

서울대병원은 "진료 필요에 따라 전문의 자격이 없어도 해당 분야에서 일정 경험이 있는 의사를 외래교수로 위촉할 수 있다"며 "위촉 과정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다만 서울대병원도 "유일한 사례인지는 확인이 어렵지만, 비전문의가 외래교수로 위촉되는 경우가 흔한 경우는 아니다"라는 점은 인정했습니다.

김 원장이 외래교수로 위촉된 시점은 박근혜 대통령의 주치의를 역임하던 서창석 서울대병원장이 부임한 지 약 2달 만이었습니다.

김 원장이 운영하는 의원의 해외진출이 추진된 데 대해서도 성형외과 전문의들은 강력한 어조로 비판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한 성형외과 전문의는 "의료기관을 해외에 진출시키는 정책을 펴는 나라에서 비전문의를 가장 앞서서 내세운 것은 국가적인 망신"이라고 날을 세웠습니다.

다른 전문의는 인터넷 커뮤니티에 "(최순실 씨가) 도무지 손을 대지 않은 곳이 없다"며 "전문의를 허수아비로 만드는 국정농단세력을 엄벌해 제대로 된 세상을 만들기 바란다"고 울분을 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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