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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장군의 딸' 육사 자퇴…"흙수저였다면?"

이정국 기자

입력 : 2016.11.09 09:28|수정 : 2016.11.09 09:45


육군사관학교 여생도가 다른 여동기들을 성추행한 의혹으로 자퇴했다는 뉴스가 인터넷에서 9일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논란의 이유는 이 여생도의 부친이 현역 장성이어서 육사 측이 자퇴로 사건을 무마하려고 한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입니다.

'비선 실세' 최순실 딸의 이화여대 입학 특혜 의혹에 가뜩이나 분노한 누리꾼들은 이 점을 집중적으로 조준했습니다.

다음 닉네임 '주발봉'은 "흙(수저)의 딸이었다면 자퇴가 아닌 징계였을 것"이라고 냉소했습니다.

네이버 아이디 'slab****'는 "장성의 딸이든, 뭔 놈의 집구석이든 간에 철저히 조사해 처벌하라"면서 "이 나라에서는 직위가 무기인데, 이제는 (그런 관행을) 후려쳐줘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같은 포털의 아이디 'kiso****'는 "장성의 딸이라고 은폐한 정황이 나타나면 그 아버지에게까지 죄를 물어야 한다"면서 "최순실 '갑질'로 온 나라가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인데 기본부터 바로잡자"고 촉구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담화에서 "내가 이러려고 대통령을 했나 하는 자괴감이 들 정도로 괴롭다"라고 말한 것을 패러디해 "(피해자들은) 내가 이러려고 육사에 왔나 하는 자괴감이 들 듯"(네이버 아이디 'witr****')이라고 비꼬는 글도 보였습니다.

남녀가 아닌 여성 사이에서 벌어진 일이라도 성범죄 문제는 엄중히 다뤄야 한다는 의견도 눈에 띄었습니다.

네이버 아이디 'gold****'는 "'여자끼리인데 뭐 어때'라는 생각부터 뜯어고쳐야 한다"면서 "(사실이 맞는다면) 일반 성추행 가해자와 똑같이 처리하는 게 맞다"고 지적했습니다.

같은 포털의 아이디 'epoc****'는 "학교만 그만두면 다냐"면서 "이러니 성추행이 근절되지 않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군 관계자는 어제 "육사 3학년 여생도 A 씨가 지난달 초 동기 여생도 2명을 성추행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학교 측의 조사를 받던 중 스스로 퇴교했다"고 밝혔습니다.

A 씨는 올해 3∼7월 생활관 룸메이트인 여생도 2명을 상대로 볼에 입을 맞추거나 뒤에서 끌어안는 등 성추행으로 간주할 만한 행동을 여러 차례 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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