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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지 뼈장식은 가구 장식물…日왕실 보물서 유사기법 확인"

류란 기자

입력 : 2016.11.07 14:34|수정 : 2016.11.07 14:34


▲ 화조문 뼈장식. (사진=국립경주박물관 제공/연합뉴스)

지난 1975년부터 2년간의 발굴조사를 통해 경주 안압지에서 출토된 화조문 뼈장식이 가구의 모서리에 부착한 장식물로 추정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와 유사한 장식 기법은 일본 왕실의 보물 창고인 나라 현 쇼소인에 있는 7세기 가구 '적칠관목주자'에서도 확인됐습니다.

전효수 국립경주박물관 학예연구사는 "화조문 뼈장식 200여 편을 보존처리한 결과 대부분의 뼈장식 양 끝에 V자형 홈이 있다는 사실을 찾아냈다"며 "뼈장식을 이어 붙이면 마름모꼴 공간이 생기는데, 여기에 금동 꽃무늬 장식을 붙이면 뼈장식들이 하나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뼈장식은 동물 뼈에 문양을 새긴 것으로, 통일신라시대 뼈장식은 월지에서만 발견됐습니다.

길이는 가장 긴 유물이 약 23㎝, 가장 짧은 유물이 약 6㎝이며, 폭은 평균 1.7∼1.8㎝입니다.

또 뼈장식에는 지름 1∼1.5㎜의 작은 구멍이 5.5∼7.3㎝ 간격마다 뚫려 있습니다.

전 연구사는 "뼈장식의 구멍 간격을 보면 크게 5.5㎝, 6.5㎝, 7.0㎝ 정도로 분류된다"며 "일부 구멍은 수정해 다시 뚫은 흔적이 관찰되는데, 이러한 사실로 미뤄볼 때 구멍을 의도적으로 낸 것이 확실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화조문 뼈장식과 쇼소인 유물의 연관성에 대해 "쇼소인 소장품 가운데 바둑알, 자, 나무 상자, 탁자 등에서 뼈장식의 무늬와 흡사한 문양을 찾았다"며 "특히 적칠관목주자는 모서리에 얇은 판재를 하나 더 대고 금속 정을 박은 수법이 화조문 뼈장식 기법과 빼닮았다"고 말했습니다.

이 적칠관목주자는 일본의 가구장인 구로다 아쓰아키가 한반도에서 제작된 물품이라고 단언한 바가 있고, 쇼소인의 국가진보장에 주자 중 하나를 백제 의자왕이 줬다는 기록이 있어 이번 연구 결과로 적칠관목주자의 신라 제작설이 더욱 설득력을 얻게 됐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다만 주자의 모서리 장식물은 나무 재질이고, 화조문 뼈장식은 동물 뼈라는 차이가 있어서 추가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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