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뉴스 > 정치

박 대통령 "최순실 왕래"…靑출입 의혹 맞물려 해석 분분

홍지영

입력 : 2016.11.04 17:47|수정 : 2016.11.04 18:01


비선실세로 거론된 최순실씨가 검문검색을 받지 않고 청와대를 수시로 출입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이 4일 대국민 담화에서 설명한 부분을 놓고 논란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문제의 발언은 박 대통령이 "청와대에 들어온 이후 혹여 불미스러운 일이 생기지는 않을까 염려해 가족 간의 교류마저 끊고 외롭게 지내왔다"며 "홀로 살면서 챙겨야 할 여러 개인사들을 도와줄 사람조차 마땅치 않아서 오랜 인연을 갖고 있었던 최 씨로부터 도움을 받게 됐고, 왕래하게 됐다"고 언급한 부분입니다.

최 씨가 검문·검색을 받지 않고 청와대를 수시로 출입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왕래하게 됐다"는 대목이 이런 의혹을 상당 부분 인정한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몇몇 언론은 최 씨가 당시 제2부속실 소속이었던 이영선 행정관이 운전하는 차를 타거나 본인이 직접 운전해 청와대를 자주 드나들었으며, 심지어 관저에서 식사를 하거나 잠을 잔 적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이날 박 대통령이 "제가 가장 힘들었던 시절에 곁을 지켜줬기 때문에 저 스스로 경계의 담장을 낮추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한 것도 '심리적 경계'를 풀었다는 뜻은 물론 '청와대의 문턱'을 낮췄다는 의미까지 내포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습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의 '왕래' 언급은 글자 그대로 '오고 갔다'는 의미가 아니라 단순히 친분관계를 가리키는 말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습니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 말씀은 최 씨가 실제로 청와대에 드나들었다는 뜻이 아니라 오랫동안 쌓은 친분관계를 '왕래'라는 단어로 표현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박 대통령이 담화에서 "국가 경제와 국민의 삶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바람에서 추진된 일이었는데 그 과정에서 특정 개인이 이권을 챙기고 여러 위법 행위까지 저질렀다고 하니 너무나 안타깝고 참담한 심정"이라고 말한 것은 미르·K스포츠재단과 관련한 최 씨 일가의 비리 의혹을 분명히 가리킨 발언으로 해석됩니다.

또한, "저의 잘못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국민 여러분께 용서를 구한다. 이미 마음으로는 모든 인연을 끊었지만 앞으로 사사로운 인연을 완전히 끊고 살겠다"고 한 것도 최 씨와 절연하겠다는 뜻을 국민 앞에 고백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