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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 스브스] 광화문에 '멋진 쓰레기' 버린 프랑스 남자

입력 : 2016.11.04 08:47|수정 : 2016.11.04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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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용품으로 만든 세종대왕 가까이서 봐도 멀리서 봐도 멋집니다. 한국까지 와서 쓰레기 더미에서 뭔가를 찾는 프랑스 남성이 있습니다.

쓰레기 더미뿐 아니라 시장에서 물건을 사고 재활용품을 직접 골라 모으기도 했습니다. 이 남성은 이렇게 모은 다양한 물건들을 세종문화회관 계단에 차곡차곡 쌓아 올렸습니다.

빨간 양동이도 있고 깨진 플라스틱 조각도 있고 효자손까지 각종 생활용품이 가득합니다. 뭐가 있는지 하나하나 찾아보는 재미가 있는데, 이건 착시 예술 작품입니다. 그것도 세종대왕을 형상화했습니다.

점점 계단 정면 쪽으로 가서 보니까 세종대왕의 모습 그대로입니다. '아나모픽 아트'라 불리는 이 작품을 만든 사람은 바로, 프랑스 설치 예술가 '베르나르 프라'입니다.

그는 권력과 영토 확장만 골몰했던 다른 왕들과는 달리 백성들을 위해 한글을 만든 세종대왕에게 깊은 경외감을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과학과 문화에 대한 세종대왕의 깊은 관심도 모두 백성에 대한 사랑 때문이었다는 걸 알게 됐다고요, 그럼 그의 다른 작품들도 좀 볼까요.

비틀즈의 앨범 자켓 사진도 그의 손만 거치면 이렇게 예술 작품이 됩니다. 그런데 처음에 어떻게 재활용품을 사용하게 됐을까요?

어릴 적 할머니가 운영하는 가게에서 안 쓰는 물건이나 쓰레기를 갖고 놀곤 했는데 사람들이 물건을 너무 쉽게 쓰고 버리는 모습에 충격을 받았다고요.

그래서 그는 누군가에겐 버려지는 물건도 새롭게 탄생할 수 있다는 걸 널리 알리고 싶었습니다. 이 마이클 잭슨 작품도 멋지죠. 머리카락은 쓰다 남은 전선으로 만들었습니다. 구슬도 보이고요.

또 작은 액세서리와 소라 껍데기로 완성된 마릴린 먼로도 있습니다. 그는 사람들이 쓰레기 더미를 유심히 볼 때 비로소 작품이 완성된다고 말합니다.

앞서 보신 세종대왕 작품은 이번 주말까지 광화문에 전시됩니다. 가까이 가서 옆에서도 보고 위에서도 보고 싶어지네요.

▶ 프랑스 할배가 광화문에 버린 쓰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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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색 털이 눈에 띄는 유기견 해피를 입양했던 새 주인이 다시 유기견 보호소에 찾아 왔습니다. 해피가 너무 짖어서 도저히 못 키우겠다면서 돌려주러 온 겁니다.

이렇게 두 번이나 버려진 해피, 특히 첫 번째 주인은 장난삼아 해피 몸 곳곳에 사인펜을 칠해 놨는데 아직도 지워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두 번째 주인을 만나서 행복했던 순간도 잠시, 시끄럽단 이유로 또 버려졌습니다. 말은 못하지만, 얼마나 마음의 상처가 클까요?

한 번 입양됐던 개는 다시 공고를 낼 수가 없어 새로운 가족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안락사 밖에는 남아있지 않은 상황이었는데 예상치 못한 희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이미 유기견 2마리를 키우고 있는 한 가족이 해피의 사연을 전해 듣고선 "그 강아지 어디 있냐?"며 보호소에 달려온 겁니다. 처음 본 사람들이었지만, 해피는 너무 좋아했고 가족이 준비해 온 새 옷을 입고 함께 집으로 갔습니다.

여전히 자주 짖기는 했지만, 가족들은 해피를 사랑으로 돌봤습니다. 마음의 상처가 컸기 때문인지 안절부절못하고 안기는 걸 싫어하기도 했다고요, 하지만 그럴수록 주인은 해피를 더 사랑해줬습니다.

억지로 다가가기보다는 해피의 마음이 편안해지길 기다렸습니다. 한 달이 지나고 해피는 이렇게 바뀌었습니다. 살도 오르고 눈빛도 초롱초롱, 예전엔 얼룩덜룩했던 털도 깨끗해지고 더 건강해졌습니다.

말 못하는 동물이지만 입양됐다 버려지는 파양은 강아지들에게 아주 큰 충격을 안기고 맙니다. 사람으로 치면 아기가 엄마를 갑자기 잃어버린 것과 똑같은 겁니다.

파양돼 돌아온 강아지는 밥도 안 먹고 금방 눈물을 뚝뚝 흘릴 것 같은 표정으로 사람을 쳐다보곤 하는데 이렇게 버림을 받더라도 함께 살았던 주인은 평생 잊지 못한다고요.

그래서 파양된 강아지들에겐 더 세심한 배려가 필요합니다. 아무리 깊은 상처도 사랑으로 보살피면 언젠가는 치유된다는 믿음으로 말이죠.

▶ 날 버린 당신을 잊지 못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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