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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쓰나미'에 與 대권판도에도 지각변동 일어나나

입력 : 2016.10.31 15:05|수정 : 2016.10.31 15:05

'친박'이 띄운 반기문, 타격받으면 새 경쟁국면…"영향없다" 분석도
'비박' 김무성·유승민에 '유불리' 미지수


국정을 송두리째 뒤흔들고 있는 '최순실 비선실세 파문'은 새누리당의 대권 판세에도 상당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집권여당의 주류가 이번 파문의 직격탄을 맞게 됨에 따라 대선 후보 자리를 놓고 펼쳐져 온 지금까지의 경쟁 구도 역시 이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는 게 중론이다.

무엇보다 아직 현실 정치에 뛰어들지 않았지만, 잠재적 범여권 후보로 분류돼온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위상에 변화가 있을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연초부터 굳건한 선두를 지켜온 반 총장은 이번 사태에 책임이 있는 것으로 지목된 주류 친박(친박근혜)계가 그의 '대망론'을 띄워왔다는 점에서 타격이 있을 것이란 분석이 적지 않다.

실제로 31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발표한 대선후보 지지도 조사(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 홈페이지 참고)에서 반 총장은 지난주보다 1.3%포인트 하락한 20.9%를 기록했다.

반면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4%포인트 상승한 20.3%로 오차범위에서 바짝 따라붙었다.

만약 이 같은 반 총장의 지지율 하락이 추세화할 경우 새누리당의 대권 경쟁 레이스는 완전히 새로운 흐름을 띨 수밖에 없다.

반면 반 총장이 이번 사태로부터 별다른 악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만만치 않다.

반 총장이 외국에 머물면서 국내 정치와 거리를 둬온데다 그가 먼저 공식적으로 친박계에 손을 내민 적이 없다는 점에서다.

'세계의 대통령'으로 불리는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국민적 존경을 받는다는 점은 만에 하나 올 수 있는 '리더십 공백' 사태에서 오히려 강점이 될 것이란 주장도 있다.

여권의 현실 정치인 중에서는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와 유승민 의원의 대권 가도에 이번 사태가 호재가 될지, 악재가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이들은 현재 비박(비박근혜)계로 분류되고 당 지도부 재임 시절 박근혜 대통령과 갈등을 빚었다는 점에서 애초 이번 사태와 거리를 둘 수 있을 것으로 보는 의견이 적지 않다.

대대적인 국정쇄신 국면을 비박계 지도자인 김 전 대표와 유 의원이 주도하면서 장기적으로 새로운 보수의 대안을 제시할 경우 여권의 구심으로 자리잡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야권의 한 중진 국회의원은 "정치 공학적으로만 계산하면 박 대통령과 그를 옹위하는 친박 그룹이 국정을 주도하면서 극우 보수 리더십에 대한 반감이 계속 유지되는게 야당으로서는 유리하다"며 "하지만 박 대통령의 영향력이 사라지고 친박 그룹이 쇠퇴한 여권의 빈 공간에 유승민 같은 합리적 보수 정치인들이 메울 경우에는 중도 성향 국민들이 어떻게 움직일지 모른다"고 내다봤다.

다만 김 전 대표와 유 의원은 '최태민·최순실 의혹'이 처음 정치권에서 공론화된 2007년 대선후보 경선에서 박근혜 당시 경선 후보의 핵심 참모로서 각종 의혹을 방어했던 과거가 있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를 호재로만 보기는 어려워보인다는 주장도 있다.

반면 한때 옛 친이(친이명박)계로 분류됐던 오세훈 전 서울시장, 남경필 경기지사, 김문수 전 경기지사 등에게는 이번 사태가 비교적 호재일 수 있다는 관측이 있다.

특히 남 지사는 이번 최순실 사태 발생 이후 연일 야당 못지않은 강경한 발언과 요구를 쏟아내면서 반전을 노리고 있다.

새누리당 잠룡 중 각종 여론조사에서 김 전 대표와 지지율 선두를 다퉈온 오 전 시장과 20대 총선 낙선 이후 재기를 노리는 김 전 지사 역시 서서히 발언의 수위를 올리고 있다.

다만 김 전 지사의 경우 지난 총선 당시 대구에 출마하면서 '친박 후보'임을 거듭 강조한 점은 다른 경쟁자들의 공격 포인트가 될 수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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