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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측근없이 '나홀로 숙고'…금주일정 사실상 공백

입력 : 2016.10.31 12:17|수정 : 2016.10.31 16:12

20일 이후 대통령 주재회의 없어…내일은 총리주재 국무회의
꼭 필요한 외교일정만 소화할 듯…내달 운영위 보고 주체도 미정
靑, 국정차질 우려에 "외교·안보 흔들림 없이 해나갈 것"


박근혜 대통령은 31일 일정을 비우고 인적쇄신방안에 대한 심사숙고를 이어갔다.

박 대통령은 전날 이원종 대통령 비서실장을 비롯해 안종범 정책조정ㆍ김재원 정무ㆍ우병우 민정ㆍ김성우 홍보수석 등 핵심 참모들과 18년간 자신을 보좌해온 정호성 부속ㆍ이재만 총무ㆍ안봉근 국정홍보 비서관의 사표를 전격 수리했다.

그야말로 손과 발이 다 잘린 상태에서 향후 정국수습 방안을 결정해야 하는 '고립무원'의 상황에 부닥친 것이다.

박 대통령이 전날 청와대 인사를 단행하고 국정수습을 위한 첫 단추를 끼웠다는 점을 감안하면 박 대통령은 이날 후속 인적쇄신 구상에 집중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치권에서 거국 중립 내각 구성 내지 책임총리 임명 등을 요구하고 있는 만큼 고민의 중심에는 총리 교체 등 개각 문제가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마음을 터놓고 상의할 수 있는 핵심 참모들은 청와대를 다 떠났다고 보면 된다"며 "박 대통령이 외롭게 결단해야 하는 시기"라고 밝혔다.

김재원 전 정무수석도 이날 취재진에 보낸 문자 메시지를 통해 "외롭고 슬픈 우리 대통령님을 도와달라"면서 대통령 주변의 적막한 분위기를 간접적으로 전했다.

박 대통령은 25일 대국민 사과 이후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와 정진석 원내대표 면담(28일), 새누리당 상임고문단(29일)과 시민사회 원로(30일) 비공개 간담회를 이어가면서 국정정상화 방안을 청취했으나 이날은 비공개 일정도 잡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20일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한 뒤로는 현재까지 내부회의 일정을 잡지 않았다.

평소 같았으면 이날 수석회의가 열릴 법도 했으나 일정을 비웠고, 내달 1일 열리는 국무회의도 황교안 국무총리가 주재한다.

박 대통령은 지난주 '최순실 사태' 대국민사과(25일)를 한 이후로는 부산 방문(27일) 외에 꼭 필요한 외교 행사만 소화하는 등 이미 일정을 최소화한 상황이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박 대통령의 비공개 일정이 있느냐는 질문에 "아직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청와대 내부에선 대통령 비서실장, 정책조정ㆍ정무수석 등 핵심 포스트가 공석이라는 점에서 국정의 컨트롤타워 기능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걱정과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청와대는 요일별로 실장 주재 수석회의와 정책조정수석 주재의 정책조정 회의를 번갈아 진행했는데 당장 이 회의 자체가 불가능한 상태다.

청와대는 다음달 2일 국회 운영위의 예산안 보고를 누가할지도 정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박 대통령은 이런 상황에서도 외교·안보 사안에 대해선 흔들림 없이 챙겨가야 한다는 의지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정 대변인은 이날부터 시작되는 호국훈련을 먼저 언급하면서 "어떤 상황서도 확고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주요 외교 안보사안을 흔들림없이 일관성있게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전날 비서진 인사에서도 외교안보·경제·미래전략·교육문화·고용복지 등 정책 분야 수석들은 모두 유임시키기도 했다.

한 참모는 "수석실별로 차질없이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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