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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 논란' 슈틸리케, 90도 인사하며 "선수들 신뢰한다"

홍지영 기자

입력 : 2016.10.31 11:26|수정 : 2016.10.31 11:51

"점유율 높아야 득점"…기자회견에서 축구 철학도 적극 설명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이란전 패배 이후 리더십이 흔들린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이 기자회견을 통해 논란 해소에 나섰습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란전 패배 이후 '전술적 실패를 선수들에게 전가했다', '한국 대표팀에 점유율을 중시하는 슈틸리케 감독의 전술이 맞지 않는다', 'K리그보다 수준이 떨어지는 중국이나 중동리그 선수를 기용한다' 등의 비판을 받았습니다.

이날 슈틸리케 감독은 기자회견장에 입장한 뒤 90도로 인사를 하며 한국말로 "안녕하세요"라고 말했습니다.

슈틸리케 감독은 기자들과의 문답 과정에서 "중국이나 중동에 진출한 선수들이 많은 연봉을 받고 있지만 국가대표로서 사명감과 수준이 떨어진다는 논란이 있는 것은 알고 있다"며 "그러나 실제로는 다친 상태에서도 대표팀에서 뛰고 싶어 할 정도로 사명감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카타르전에서 동점골의 빌미를 준 홍정호(장쑤 쑤닝)와 이란전에서 전반전이 끝난 뒤 교체된 한국영(알 가라파)을 언급하면서 "그 경기에서 부진한 것은 인정해야 하지만 그래도 신뢰해서 발탁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슈틸리케 감독은 K리그 선수들을 뽑지 않는다는 논란을 의식한 듯 FC서울의 곽태휘와 수원 삼성의 홍철, 울산 현대의 이정협을 제외하고도 6명의 전북 현대 선수들을 선발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슈틸리케 감독은 전북 현대에서만 6명의 선수를 선발한 데 대해 "전북 선수들은 경기장에서 본인의 실력을 증명했기 때문에 많이 발탁했다. 전북의 좋은 분위기가 대표팀의 안정감을 올릴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그는 수비수 최철순에 대해선 "투지가 넘치고 적극적인 선수다. 이란전에서 우리가 좀 부족했던 부분이라서 선발했다"고 높이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슈틸리케 감독은 "점유율이 높다고 해서 반드시 이기라는 법은 없다"면서도 "공을 지배하는 팀이 압박하면서 계속 기회를 만들어내고, 득점 기회를 창출하는 것이 내 축구 철학"이라면서 점유율을 강조하는 자신의 전술을 적극적으로 옹호했습니다.

이어 "상대방 문전 25~30m까지 빌드업한 상황에서 수비수의 뒷공간으로 빠져나가든지, 2대1 패스를 통해 결정적인 장면을 만드는 유형의 공격수를 찾고 있었다"라며 "이정협이 최근 울산 경기에서 그런 움직임을 보여줬다"면서 기대감을 표시했습니다.

그는 "(다음 달 15일 열리는) 우즈베키스탄전이 중요하지만 아주 결정적인 경기는 아니다. 우즈베키스탄전 이후에도 최종예선 5경기가 남아있다"면서 한국 대표팀을 계속 맡고 싶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밝혔습니다.

슈틸리케 감독은 기자회견이 끝난 뒤에도 다시 깊게 허리를 숙여 인사한 뒤 자리를 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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