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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근 "최순실 몰랐고, 연설문 손댔다는 의심 안 했다"

표언구 기자

입력 : 2016.10.28 16:37|수정 : 2016.10.28 16:38


조인근 전 청와대연설기록비서관은 오늘(28일) "최순실씨에 대해 전혀 몰랐다"며 "대통령 연설물을 중간에 손을 댔다는 의심을 한 바 없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한국증권금융 상근 감사위원으로 재직 중인 조 전 비서관은 오늘 오후 3시쯤 여의도 증권금융 사무실 출근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비선 실세' 최순실 씨의 국정 개입 논란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이렇게 밝혔습니다.

최 씨가 대통령 연설문을 사전에 받아온 사실이 언론보도를 통해 드러난 지난 25일 이후 조 전 비서관이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처음입니다.

조 전 비서관은 입장 발표에 대해 "청와대와 일절 교감은 없었다"고 선을 긋고 "최순실씨는 이번 언론보도를 통해 알았다"고 말했습니다.

또 연설비서관 재직 시절 최종 연설문이 달라진 경로를 사전에 확인했는지를 묻는 말에 "연설문에 대체로 큰 수정은 없었다"며 "수정이 있었다고 기억나는 건 단어 수준이지 이상하게 고쳐졌다거나 통째로 첨삭이 돼 있다거나 한 적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조 전 비서관은 "연설문이라는 게 최종적으로 대통령이 판단하는 것"이라며 "대통령 연설문의 완성은 대통령이 하는 것이므로 중간에 이상해졌다는 의심은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박 대통령이 자주 사용한 '우주' '혼' '기운' 같은 독특한 단어를 직접 쓴 것인지에 대해선 "청와대 보안 규정상 세세한 것을 말할 수 없다"고 즉답을 피했습니다.

또 "통상적으로 작성된 연설문은 부속실에 넘겼다"고 밝혔습니다.

조 전 비서관은 현 정부 출범 이후 3년5개월간 대통령 연설기록비서관으로 일하다가 지난 7월 돌연 사직한 뒤 8월29일 증권금융 감사로 선임됐습니다.

조 전 비서관은 청와대를 그만둔 계기에 대해서는 "불미스러운 사건이 있어서 나온 것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또 "대선 기간까지 4년 넘게 연설문 일을 하다보니 정신적, 육체적으로 힘들고 건강도 안 좋아져서 사의를 표명했다"고 말했습니다.

조 전 비서관은 지난 25일부터 회사에 출근하지 않았다가 오늘 처음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조 전 비서관이 돌연 종적을 감추자 연설문 사전 유출 정황 등을 알고 있었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며 이목이 집중됐었습니다.

올해 초 사석에서 '연설문을 작성해 올리면 이상해져서 돌아온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일부 언론보도에 대해선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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