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양과 재질까지 천차만별인 라이터들이 모여 있는 곳이 있다고 합니다. 박물관 같은 그곳 바로 각양각색 라이터를 모으는 노령의 라이터 수집가의 집이었습니다.
27일, SBS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일이에서는 50년간 라이터를 모아온 라이터 수집가, 72살 김병기 할아버지의 사연을 방송했습니다.
서울에 김 씨 할아버지는 젊은 시절부터 라이터를 수집해왔다고 하는데요, 집을 도배할 정도의 엄청난 양이었습니다.
장식장 공간이 모자란 탓에 베란다에 놓아 두거나 싱크대 위에 두기도 했는데요, 라이터의 종류는 운동용품 라이터부터 군용용품, 가정용품, 핸드백, 구두 라이터까지 다양했습니다.

할아버지는 라이터를 '식구들'이라고 부르며 대단한 애착을 보였습니다.
할아버지는 왜 이렇게 라이터를 모으게 됐을까요?
50년 전 대학교를 다니던 김 씨는 아버지가 외국에 다녀오시면서 사다 주신 라이터를 받고, 성인으로 인정받은 것 같은 뿌듯함에 라이터를 모으게 됐다고 합니다.
이후 할아버지는 사업상 외국에 나갈 때마다 전 세계 10여 개 국을 돌아다니며 신기한 라이터들을 사왔다고 합니다.
할아버지 본인도 직접 세어 본 적은 없지만 아마 그 개수가 5~6천 개 정도에 달할 것이라고 합니다.

이 '순금 라이터'는 40년 전, 할아버지가 육군 소위로 근무했을 때 첫 월급으로 구매한 것이라고 하는데요, 현재 수집한 것 중 가장 비싼 라이터라고 합니다.
현재 할아버지는 퀵 서비스 배달 일을 하고 계셨는데요, 지금도 일을 마치고 달려가는 곳은 다름 아닌 '라이터 상점'이었습니다.
할아버지가 11년 전 담배를 끊고도 아직도 이렇게 라이터를 애지중지하는 남다른 이유가 있었습니다.

남 부러울 것 없던 젊은 시절, 지인에게 카드와 어음을 빌려주면서 생활이 어려워졌고 가족들과도 헤어지게 됐다고 합니다.
이후 라이터는 할아버지의 텅 빈 집과 허전한 마음을 채워주는 유일한 존재가 되었다고요.
라이터를 식구처럼 의지하며 살아온 김 씨 할아버지는 생의 마지막까지 라이터를 모으며 즐거운 삶을 살겠다고 말했습니다.
'뉴스 픽'입니다.
(사진 출처=SBS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일이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