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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문건' 태블릿PC 주인은…'최순실 것' 추정·최 씨는 반박

이정국 기자

입력 : 2016.10.27 11:48|수정 : 2016.10.27 16:05


▲ 언론과 인터뷰하는 최순실 (사진=세계일보 제공/연합뉴스)

'비선 실세 의혹'을 촉발한 핵심 증거물인 태블릿 PC와 관련해 27일 최순실(60·최서원으로 개명)씨가 자신의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나서면서 이 PC의 주인이 누구인지를 놓고 의문이 커지고 있습니다.

JTBC는 24일 최씨가 사용한 태블릿PC에서 박 대통령 연설문 44개를 비롯해 200여 개의 파일이 발견됐다면서 최씨가 박 대통령의 각종 연설문을 사전에 받아본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최씨가 각 파일을 어디선가 받아서 본 시간은 박 대통령이 실제 연설을 하기 전이었습니다.

공식 행사 연설문은 물론 국무회의 발언, 대선 유세문, 당시 대선후보 TV토론 자료, 당선 공식 연설문 등도 포함됐습니다.

태블릿PC 입수 경위와 관련해선 최씨가 사용한 사무실을 비우면서 건물 관리인에게 처분해 달라고 두고 간 것을 취재진이 확보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주인이 최씨가 맞느냐를 놓고 일각에서 의문이 제기되자 JTBC는 26일 최씨가 주인이라는 새로운 근거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JTBC는 최씨의 태블릿PC 소유주가 '마레이컴퍼니'이며, 현재 청와대 뉴미디어비서관실 소속 김한수 선임행정관이 이 회사 대표를 지냈다고 보도했습니다.

김 행정관이 개통해 최씨에게 줬다는 설명입니다.

그러면서 최씨가 사용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근거로 태블릿PC 속에 저장된 최씨 사진 2장, 태블릿PC 이름이 딸 정유라씨의 개명 전 이름인 유연을 가리키는 '연이'인 점, 박 대통령 등 극소수의 전화번호만 저장된 점 등을 제시했습니다.

이 같은 보도가 나오자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대선 때 이뤄진 것 같은데 좀 확인해 봐야 한다"고 답변했습니다.

사실상 태블릿PC를 사용한 사람이 최씨가 맞음을 시인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검찰 또한 태블릿PC 속 내용물 등을 따져봤을 때 "일단 최씨가 갖고 다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히면서 태블릿PC 주인은 최씨인 것으로 의견이 모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씨는 태블릿PC의 주인이 자신이 아니라며 기존 '통설'을 반박하고 나섰습니다.

그는 독일에서 이뤄진 세계일보 인터뷰에서 "태블릿을 가지고 있지도 않고, 쓸 줄도 모른다. 내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남의 PC를 보고 보도한 것 아닌지 모르겠다. 취득 경위를 분명히 밝혀야 한다. 검찰에서 확인해 봐야 한다"라고도 했습니다.

여기에 연합뉴스 TV는 최씨와 최근 통화한 국내에 있는 지인이 "최씨는 이 태블릿 PC를 K스포츠재단 고영태 전 상무가 들고 다니던 것으로 알고 있었으며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조차 잘 기억하지 못했다"고 말했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최씨가 여러 의혹을 일축했지만 제시된 정황으로 봤을 때 최씨의 주장은 큰 신빙성을 얻지 못한다는 시각이 많습니다.

검찰은 JTBC로부터 삼성 태블릿PC 1개를 확보하고, 그 안에 든 파일들을 디지털 포렌식 부서에 맡겨 실제로 청와대에서 작성된 것인지, 어떤 경로로 저장된 것인지 등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취재진이 태블릿PC를 입수된 경위는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검찰 관계자는 최씨가 독일에서 집을 옮기면서 해당 태블릿PC를 경비원에게 버리라고 줬는데, 경비원이 이를 쓰레기통에 버린 것으로 추측된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정확한 경위는 여전히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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