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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독일 회사는 '글로벌 ATM'?…미르·K스포츠 연관성 주목

입력 : 2016.10.24 18:18|수정 : 2016.10.24 18:18

여러 회사 설립·'수상한 자산' 정황…'연결고리' 규명 관건


'비선 실세'로 불리는 최순실(최서원으로 개명)씨가 거액의대기업 출연금으로 세워진 미르·K스포츠재단 자금을 유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는 가운데 최씨가 여러 회사를 차린 정황이 속속 나오고 있다.

이를 통해 이권을 챙기려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주부터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기 시작한 검찰 수사도 재단과 최씨 사업 사이의 연관성을 밝히는 쪽에 집중될 전망이다.

현재 최씨가 세웠거나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것으로 확인된 대표적인 회사는 독일의 '비덱(Widec) 스포츠'와 '더블루K'다.

최근까지 최씨와 딸 정유라(개명 전 이름 정유연)씨가 주주로 있던 비덱은 K스포츠재단을 통해 '비인기 종목 스포츠 유망주 육성' 명목으로 수십억원을 국내 대기업에서 투자받으려 한 사실이 드러났다.

더블루K는 한국에 같은 이름의 법인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국과 독일 사이 자금이 건너간 '가교' 역할을 했을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회사는 한국관광공사의 자회사인 그랜드코리아레저(GKL)의 장애인 펜싱 실업팀 관련 업무대행 계약을 맺는 등 이익 사업을 한 사실이 알려져 '특혜 논란'도 일었다.

또 최씨 모녀가 독일에서 10억원 넘는 자금을 동원해 프랑크푸르트 인근의 호텔과 주택 3채 등을 매입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회사들을 통해 마련한 자금이 부동산 등에 투입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독일 예거호프 승마장 근처에서 최씨 모녀가 생활한 것으로 알려진 단독주택 소유주도 정유라씨로 확인돼 정씨 또한 어머니와 함께 독일 법인의 운영 및 부동산 관리에 관여한 개연성이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특히 비덱의 경우 정씨가 연습했던 승마장과의 거래 내역이 언론을 통해 드러나면서 스포츠 마케팅이나 매니지먼트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들이 실은 정씨 개인 지원용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이런 회사를 통해 돈을 빼내고 '돈세탁' 과정을 거쳐 개인에게 흘러가는 방식은 비자금 조성과 유사하다는 것이다.

여기에 최씨가 본인 소유 빌딩에 또 다른 회사를 차려 미르·K스포츠재단 관련 사업을 총괄하려 했다는 의혹도 제기되면서 '사유화' 논란은 증폭된다.

검찰 수사가 본격화 국면에 접어들자 독일의 두 회사에 갑작스러운 변화가 나타나는 등 새로운 움직임도 포착됐다.

비덱은 최근 최씨 모녀 대신 정씨의 승마 코치였던 독일인이 주주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더블루K는 대표이사가 이달 20일자로 최씨 측근으로 거론되는 펜싱 국가대표 출신 고영태씨에서 교포 변호사 박모씨로 바뀌었다.

향후 최씨 회사와 재단 사이에 금품으로 이어진 연결고리를 찾는 게 수사의 중요 단서가 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재단 활동의 결과물이 어떻게 사용됐는지 이중, 삼중의 연결고리를 찾는 게 관건"이라며 "최씨 모녀가 주택 구매와 승마장 등에 쓴 자금이나 생활비가 꾸준히 독일로 흘러들어 가는 구조도 확인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기존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에 특수수사를 전담하는 3차장 산하 검사 3명을 추가로 투입해 수사팀을 본격적으로 가동했다.

자금 추적 등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날은 최씨의 측근이라는 의혹이 제기된 K스포츠재단 인재양성본부 박모 과장이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수사에 속도가 붙는 모양새지만 검찰은 최씨를 둘러싼 회사 등 외국 계좌 추적이 쉽지는 않다는 입장이다.

강제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게 검찰 입장이어서 향후 검찰이 어떻게 돌파구를 마련할지, 수사가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 주목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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