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든 함께하는 이른바, '손수레 껌딱지 부부'로 불리는 부산의 한 노부부의 사연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지난 13일, SBS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일이'에서는 매일같이 함께 파지를 주우며 생계를 잇는 노부부의 사연을 방송했습니다.
좁고 어두운 골목길, 수레를 밀며 경사진 언덕을 힘겹게 오르는 71세 도무선 할머니.
그런데 할머니는 수레 안에 폐지 더미뿐 아니라, 81세 남편 김초남 할아버지를 태우고 있었습니다.
한 눈에 봐도 작은 체구의 할머니가 감당하기에는 버거워 보였습니다.

부부가 이렇게 고된 여정을 택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고관절 수술과 무릎 인공관절 삽입으로 거동이 불편했던 할아버지.
하지만 할아버지는 홀로 파지를 주우러 다니는 할머니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고자 함께 하게 된 것이었습니다.
할머니도 기꺼이 100kg의 무게가 넘는 수레를 끌기로 한 것입니다.
동네 사람들 사이에서도 유명인사가 된 부부, 이들이 함께 파지를 주우며 다닌 세월은 무려 '20년'이었습니다.
할머니가 손수레에 파지를 건네면, 종류별로 정리하는 건 할아버지의 몫이었습니다.

역시 함께한 세월만큼 손발이 척척 맞을 수밖에 없었는데요, 부부는 서로의 부족한 점을 채우며 재활용품을 쌓아갔습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어 미안하다는 할아버지는 집에 다다르자, 한시라도 빨리 무게를 덜기 위해 서둘러 수레에서 내렸습니다.
할머니는 할아버지를 집에 내려주고 파지 값을 받기 위해 고물상으로 향했습니다.
하루 파지를 팔아 받는 돈은 1만 2천 원, 모은 돈의 대부분은 아들 치료비에 사용한다고 합니다.
이 노부부에겐 아직 돌봐야 할 아들이 있었던 겁니다. 지적 장애를 가진 41살 아들 김순철 씨입니다.

그는 고등학교 때 심한 학교폭력을 당한 이후, 충격 때문인지 초등학교 4학년 지적 수준에 멈춰버렸고, 부부는 아들을 위해서라도 주저앉을 수 없었던 것입니다.
그런 아들이 발작이라도 일으키면 부부의 가슴은 철렁 내려앉는다고 합니다.
매일 12시간 이상 쉬지 않고 수레를 끌어온 부부, 힘이 들 법도 한데, 아들을 향한 애정은 지칠 줄 몰랐습니다.
'부부의 의미'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할머니, 할아버지 모두 "서로 같이 의지할 수 있는 사랑의 의미"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힘든 시간 속에서도 서로를 믿고 지켜준 가족, 앞으로는 좋은 일만 이어지길 바랍니다.
'뉴스 픽'입니다.
(사진 출처 = SBS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일이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