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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pick] 마을 담벼락 뒤덮은 의문의 '붉은 낙서'…드러난 갈등

김도균 기자

입력 : 2016.10.13 15:19|수정 : 2016.10.13 15:19


많은 사람들의 발걸음이 이어지던 평화롭던 마을에 최근 이상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의문의 붉은 낙서가 마을을 뒤엎은 겁니다. 

12일, SBS 모닝와이드에서는 붉은 페인트 칠로 뒤덮인 경기도 수원 어느 마을의 사연을 방송했습니다. 

이 마을은 다름 아닌 벽화로 유명세를 탄 경기도 수원의 '행궁동 벽화 마을'

담벼락을 따라 그려진 벽화로 많은 사람들이 찾던 이곳에 어느 날 갑자기 낙서들이 곳곳에 등장했습니다.

낙서의 색깔이 새빨간 색이어서, 골목을 걷는 마을 주민들은 으스스한 기분을 떨칠 수가 없다고 합니다. 

이렇다 보니, 마을 사람들 사이에는 마을에 원한을 품은 사람의 짓이 아니냐는 추측들이 오가기 시작했습니다. 

도대체 누가, 무엇 때문에 그랬던 걸까요?

자세히 보니, 이 낙서들은 마을을 상징하는 벽화의 상당 부분을 노린 듯 칠해져 있었습니다 .

벽화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마을은 이번 일로 많은 벽화들이 망가진 상태였습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마을 주민들이 붉은 낙서를 칠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의외의 말을 전했습니다. 

알고 보니, 이 담벼락을 따라 실제 살고 있는 집주인들이 스스로 이 붉은 낙서를 했다는 겁니다.

집주인들도 자신이 직접 사 온 페인트로 벽화에 붉은색을 칠했다고 당당히 말했습니다. 

그들은 당당하다 못해 분노에 가득차 보였다고 합니다. 이들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지난달 말, 수원시는 벽화마을에서도 오래된 주택 10채를 선정해 문화시설로 지정·보존하겠다고 발효했습니다.

관광객을 위한 한옥 체험 마을로 만들겠다는 겁니다. 

하지만 문제는 문화시설로 지정되면 재건축 등 개발 행위가 제한 받게 되는 겁니다. 

이 주민들은 사전에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인 통보를 받았다며 분노했습니다. 

결국 수원시의 발표에 항의 하는 차원에서 스스로 벽화를 훼손한 겁니다. 

이렇게 훼손한 벽화 중에서는 유명 작가의 작품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연세대 도시공학과 이제선 교수는 "이처럼 주택 재산권에 예민한 이유는, 재산권에 대한 여러가지 제약이 들어가기 때문인데, 제약에 따른 인센티브 제도를 만들어 주민들과 협의해서 문제를 해결한다면 지금 같은 갈등은 발생치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망가진 마을의 벽화도, 주민들의 고통도 하루빨리 해결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뉴스 픽'입니다. 

(사진 출처 = SBS 모닝와이드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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